고려아연, ‘방산 핵심소재’ 안티모니 첫 미국 수출

미 방산업체 등 10곳에 20t 수출
탈중국 공급망 안정화 기여할 듯

입력 : 2025-06-16 오전 11:10:22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고려아연이 방산 핵심 소재로 꼽히는 안티모니를 처음으로 미국에 수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고려아연은 국내 유일의 안티모니 생산 업체로서, 글로벌 전략 광물 공급망에서 입지를 꾸준히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번 고려아연의 안티모니 수출은 글로벌 전략 광물 시장의 불안전성이 심화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 경제 외교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울산 온산에 위치한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사진=고려아연 제공)
 
16일 고려아연은 최근 안티모니 20톤(t)을 미국 워싱턴 D.C. 인근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으로 향하는 화물선에 선적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물량은 다음 달 미국에 도착한 뒤 현지 전문 수입 업체를 통해 미국 주요 방산기업 등 10여개 기업에 공급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려아연이 안티모니를 미국에 직접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고려아연은 올해 미국 수출 물량을 총 100t 규모로 예상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월 20t씩 연간 240t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번 수출은 단기 계약 형태로 이뤄졌으며, 회사는 향후 다양한 거래처를 확보해 미국 기업들과의 장기 계약 체결을 추진할 방침입니다. 
 
안티모니는 한국에서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이 정한 핵심 광물 28개 중 하나로, 반도체·배터리 등 산업에 광범위하게 사용됩니다. 특히 무기 제조 원료로도 사용돼 한국뿐 아니라 미국·중국·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이 전략 광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철갑 저격탄 제조용 합금, 반도체·군사 전자장비·항공우주 분야 합금, 고내구성 특수 납축전지, 잠수함용 밸러스트(ballast) 등 군수 및 첨단 산업 분야에 두루 활용됩니다. 미국 F-35 전투기의 미사일 경보 시스템 내 적외선 부품에도 안티모니가 쓰입니다. 
 
이번 고려아연의 안티모니 수출은 탈중국 공급망 안정화에 한국 기업이 일조하는 것이어서, 경제 외교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옵니다. 안티모니는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이 지난해 8월 수출 통제에 나서면서 글로벌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 안티모니 수입 물량의 60% 이상을 중국에서 들여오는 등 중국산 안티모니 의존도가 높은 국가입니다. 
 
지난 2014년부터 안티모니 사업에 뛰어든 고려아연은 순도 99.95%의 고순도 안티모니 생산 기술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안티모니 생산 업체입니다. 생산량의 약 70%는 국내 기업에, 약 30%는 해외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총 3500t가량의 안티모니를 생산한 고려아연은 올해 추가 증산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의 안티모니 대미 수출이 본격화되면 글로벌 전략 광물 허브로서의 위상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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