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카드업계, '공모 CP' 재개…금리 낮추고 조달 다변화

신한·우리카드 대규모 장기 CP 발행 공시
회사채보다 낮은 금리에 만기도 2년~5년

입력 : 2025-06-25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0일 16:4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카드업계가 한동안 취급하지 않았던 공모 기업어음(CP) 발행을 재개했다. 일반적으로 공모 CP는 카드사 주요 조달 수단인 회사채 대비 발행금리가 낮다. 만기 구조도 2년 이상에서 최대 5년까지 넓혀 조달 안정성을 더했다. 더 낮은 금리와 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단 계산이다.
 
‘신한·우리’ 만기 긴 CP로 조달금리 낮춰
 
20일 여신전문금융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제34회차 CP 1500억원을 공모로 발행한다. 제34-1회차 3년3개월물 600억원과 제34-2회차 5년물 900억원이다.
 
신한카드가 공모 CP를 마지막으로 발행했던 시기는 증권신고서 기준 지난 2022년 10월이다. 약 3년 만에 재개한 셈이다. 통상 카드사 공모 조달은 회사채로 이뤄지며, CP는 사모로 발행한다. 공모 CP는 2022년 이전 금리가 서서히 상승하기 시작한 시점에서 활용이 늘었던 바 있다.
 
 
일반적으로 CP는 회사채보다 단기 조달(만기 1년 이내)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발행금리가 더 낮다. 만기가 짧은 만큼 채권에 대한 신용보장 위험성 또한 적게 잡히는 것이다.
 
이번에 신한카드가 조달하는 제34-1회차와 제34-2회차 CP 금리는 각각 2.697%, 2.756%다. 이는 지난 13일 기준 개별민평과 비교해 각각 0.04%p, 0.03%p 낮은 언더발행이다. 개별민평은 민간채권평가회사 네 곳에서 똑같은 만기의 회사채 기준으로 추정 금리를 제공한 것이다.
 
앞서 신한카드가 지난 12일 발행한 공모 회사채 1500억원은 섹터별 금리가 4년물(500억원) 2.862%, 5년물(1000억원) 2.961%였다. 단순 비교했을 때 CP 금리와는 0.16%p~0.20%p 차이가 있다. 최근 조달 양상에서 이번에 발행한 CP의 금리가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된다.
 
우리카드도 최근 공모 CP 발행을 재개했다. 제11회차 장기 CP 2년물을 2000억원 규모로 내놨다. 발행금리는 2.616%로 개별민평과 같은 수준에서 결정됐지만 최근 평균 대비로는 낮은 편이다. 우리카드가 지난달 22일 발행한 제263회차 공모 회사채 3500억원은 금리 범위가 2.695%~2.828%였다.
 
우리카드의 공모 CP 발행도 오랜만이다. 증권신고서 기준 마지막 발행 두 건이 2023년 11월과 2022년 6월로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할인채 성격으로 이자 선반영…조달 구조도 다변화
 
CP는 일반적인 무보증 회사채와 달리 모집총액이 할인 발행된다. 사실상 할인채 성격으로 이자율 금리가 곧 할인율과 같다. 신한카드는 1500억원을 발행하지만 실제로 거둬들이는 모집총액은 할인율과 만기 일자가 적용된 1323억원이다. 우리카드는 2000억원 가운데 1895억원이다.
 
매달 혹은 3개월마다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회사채와 달리 CP는 이자 지급을 따로 하지 않는다. 만기에 액면금액(신한카드 1500억원, 우리카드 2000억원) 그대로 상환하는 만큼 발행 시점의 할인 과정에서 이자를 먼저 반영했다고 보는 것이다. 카드사 내부 회계적으로는 할인된 금액이자 조달비용을 발생주의 원칙에 따라 매년 상각하면서 손익계산서에 반영한다.
 
실제 모집총액이 줄어드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조달 목적과 자금 사용은 채무상환(차환)보다는 운영자금 용도로 한다.
 
CP는 기본적으로 만기 1년 이내 단기물이지만 카드업계서는 조달 구조의 안정성 제고를 위해 만기 2년 이상의 장기물로 내놓고 있다. 이는 카드사 신용등급이 기본적으로 회사채 ‘AA’ 이상, CP ‘A1’ 이상 등으로 우수한 덕분이다.
 
장기 CP 활용은 조달 구조의 다양성을 넓히는 효과도 있다. 신한카드의 경우 조달 구조가 회사채 68.6%, CP 14.1%, 유동화차입금 12.1%, 관계사차입금 4.8% 등이다. 우리카드는 회사채 74.5%, 기업어음 12.3%, 유동화차입금 13.3%다. 통상 회사채 비중을 70% 내외로 설정하고 나머지는 다른 방식으로 채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업계서는 금융시장 변동성 대응을 위해 조달원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라면서 “장기 CP도 회사채 대체 조달원 중 하나인데, 최근 장기 CP 발행 조건이 거래가 가능한 수준으로 근접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 CP는 공시 의무 발생과 그를 통한 투자자 보호, 투자자 범위 확대 등에 따라 공모 방식으로 진행한다”라면서 “최근 발행 건이 있지만 개별 카드사마다 조달 구조와 전략이 달라 추가적인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라고 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황양택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