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경영권 분쟁 중인
진원생명과학(011000)이 다음 달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처리합니다. 경영진 총 사퇴를 요구하는 주주 쪽에선 새로운 사내이사 후보자들을 전면에 부각했는데,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한 몸처럼 움직인 세 명으로 파악됩니다. 이들은 또 다른 바이오기업
파멥신(208340)의 유상증자 대금 납입을 철회한 뒤 소송을 걸면서 경영권을 노리기도 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진원생명과학 경영권 분쟁과 똑같은 양상입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진원생명과학은 다음 달 12일 임시주총을 열고 이사 선임의 건을 포함한 25개 안건을 상정합니다.
제2호 의안으로 올라온 이사 선임의 건에선 회사 측과 주주 측이 서로 다른 후보자들을 내세웠습니다. 주주 쪽이 앞세운 사내이사 후보는 고광연, 한우근, 사중진 등 세 명입니다.
고씨는 동반성장투자조합 제1호(이하 동반성장조합) 대표자입니다. 동반성조합은 260억원 규모의 진원생명과학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하지 않아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빌미를 제공한 곳입니다. 한씨는 50억원을 들여 동반성장조합 지분 50만주를 확보한 코스피 상장사
대호에이엘(069460) 부회장입니다. 사씨는
메디콕스(054180) 각자 대표를 지낸 인물로 2023년 파멥신 경영권을 노리기도 했습니다.
파멥신과 진원생명과학은 동일한 경영권 분쟁 양상을 보입니다. 진원생명과학 경영권 분쟁은 동반성장조합의 대금 미납입으로 2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불발된 뒤 본격화했습니다.
파멥신은 3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 자리를 파멥신다이아몬드클럽동반성장에쿼티 제1호(이하 파멥신 에쿼티)에게 넘겨주기로 했습니다.
유상증자 이후 파멥신 최대주주는 유콘파트너스로 넘어갈 예정이었습니다. 다만 유상증자가 대금 미납입으로 성사되지 않았고, 파멥신 경영권을 다투는 소송으로도 번졌습니다. 사씨는 파멥신 에쿼티 출자자이자 유콘파트너스가 파멥신을 상대로 소송을 낸 뒤 이사로 올리려던 인물입니다.
고씨와 사씨는 각자 소속됐던 회사 간 거래 과정에서도 함께 등장합니다. 고씨는 코스닥 상장사 스타코링크의 고문으로 활동했다고 파악됩니다. 상장폐지 사유 발생으로 거래가 정지된 스타코링크는 올해 첫 분기보고서 기준 유콘파트너스와 36억원을 대여해줬다고 공시했습니다.
이와 별개로 스타코링크가 유콘파트너스에게 32억원을 차입한 내역도 확인됩니다. 스타코링크는 또 작년 6월 리스타트투자조합 제2호에 60억원을 투자해 지분 99%를 확보하고, 이 조합은 유콘파트너스로부터 스타코라는 기업 지분 50.99%를 취득하기도 했습니다.
종합하면 한씨가 있는 대호에이엘이 동반성장조합 지분을 취득하고, 고씨가 대표자인 동반성장조합은 진원생명과학 경영권 분쟁 당사자이면서, 고씨를 고문으로 뒀던 스타코링크는 사씨와 연이 있는 유콘파트너스에게 자금을 빌려준 겁니다.
진원생명과학은 주주 제안과 별개로 박영근 대표와 조병문 전무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을 냈습니다. 경영권 분쟁에는 "소송대리인을 통해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