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해저케이블 막은 미국…‘K-전선’, HVDC 수혜 기대

통신 이어 전력용 전선까지 대중 규제 강화 가능성
LS·대한전선, 현지·해외 생산 기지로 북미 시장 공략

입력 : 2025-08-13 오후 4:08:06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미국이 중국산 통신용 해저케이블 사용을 막은 가운데, 전선 규제가 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초고압직류송전(HVDC) 전력용 해저케이블까지 확대될지 주목됩니다. 향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전력용 해저케이블의 유입까지 규제할 경우, 북미 시장 전략으로 현지와 해외에 생산 거점을 짓고 있는 국내 전선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LS전선이 구미 공장에서 HVDC 케이블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LS전선)
 
이달 초 미 행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산 통신용 해저케이블의 사업 참여를 차단했습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7일(현지시각) “중국과 같은 전략적 경쟁국의 해저케이블 사업 참여를 원칙적으로 차단하는 규제를 채택했다”며 “중국 등 전략적 경쟁국의 사이버, 물리 보안 위협을 이유로 해저케이블 수리와 유지 시 미국산 선박이나 신뢰받는 해외 기술의 사용을 장려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규제는 통신용 해저케이블만 해당되지만, 앞으로 전력용 해저케이블까지 확대될 가능성은 존재합니다. 통신과 전력용 케이블 모두 국가 핵심 인프라로 에너지 안보와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현재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라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막대한 전력량을 공급하기 위해 미국은 오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 30기가와트(GW) 설치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현재까지 약 15GW 규모의 프로젝트가 승인된 상태입니다. 
 
이 사업과 관련된 인프라로 HVDC 전력용 해저케이블은 해상풍력 단지에서 육상으로 전력을 이송하는 핵심 설비로 에너지 안보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이에 국내 전선업계 HVDC 전력용 해저케이블의 북미 시장 전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LS전선의 자회사 LS그린링크가 지난 4월 미 버지니아주 체서피크시에서 해저케이블 제조 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사진=LS전선)
 
국내 전선업계는 현지 진출과 해외 생산기지 확대로 북미 시장 대응에 나선 상태입니다. 앞서 LS전선의 자회사 LS그린링크는 지난 4월 버지니아주 체서피크시에서 해저케이블 제조 공장 착공식을 개최했습니다. 총 6억8100만달러를 투자하는 이 공장은 오는 2027년 3분기 완공돼 그 다음해 1분기 양산을 시작합니다. LS전선 관계자는 “미국의 지난해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한국 연간 전력 수요의 절반인 32GW에 달한다”며 “2030년에는 3배 이상 증가할 전망으로 케이블 수요도 급증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한비나 초고압 케이블 공장 조감도. (사진=대한전선)
 
아직 미국에 생산법인이 없는 대한전선은 동남아를 거점으로 글로벌 수주 경쟁력을 올릴 방침입니다. 대한전선은 이날 베트남 생산법인 대한비나를 통해 케이블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고 말했습니다. 약 750억원이 쓰이는 신규 공장은 내년 상반기 착공해 오는 2027년 가동될 예정입니다. 대한전선은 대한비나 신규 공장을 활용해 유럽과 북미, 오세아니아 등 주요 국가 진출에도 속도를 낼 계획입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이번 공장 투자를 계기로 대한비나는 베트남 전력망 고도화를 이끄는 동시에 아시아를 넘어 세계 시장으로 입지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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