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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8월 19일 11:1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HJ중공업(097230)이 조선·건설 양대 사업의 안정적 수익성을 바탕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HJ중공업은 최근 건설 사업 순항으로 순손실을 대폭 줄이며 결손금 감축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향후 본격적으로 결손금을 감축하려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조선 사업의 이익 확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견 조선소에 대한 금융지원, 미-중 무역 전쟁도 중견 조선소의 수익성 확대에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마스가(MASGA, 미국 조선업 재건 협력) 프로젝트 등 조선소 신사업 확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사진=HJ중공업)
순손실 대폭 축소…결손금 감소 목전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J중공업의 올해 상반기 순손실은 11억원이다. 올해 순손실은 직전연도 상반기 (272억원) 대비 대폭 축소됐다. 같은 기간 매출이 9524억원에서 9178억원으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증가 영향에 순손실이 줄었다.
순손실이 대폭 감소하자 HJ중공업의 결손금도 증가 추세를 멈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한국토지신탁, 동부건설 등이 출자한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 유한회사이 HJ중공업을 인수한 후 정상화 과정에서 결손금 규모가 대폭 늘었다.
2021년 말 1조3587억원이었던 결손금은 지난 2023년 1조5326억원까지 늘었다. 결손금 증가에 자본금보다 자본총계가 작은 자본잠식 상태도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HJ중공업 결손금은 연결기준 1조4641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4628억원) 대비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 상반기 건설 사업 흑자 전환이 순손실 감소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 올해 상반기 HJ중공업 건설부문의 영업이익은 8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331억원 적자)에서 큰 폭으로 개선됐다. 이전 건설 수주건에 대해 공사비 증액 등 변경 계약을 체결해 원가율 상승을 최소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올해 상반기 조선 사업의 수익성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HJ중공업 조선사업 매출은 3866억원, 영업이익 45억원으로 직전연도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3927억원)과 영업이익(74억원)이 모두 감소했다.
다만, 관련 업계에서는 조선 사업의 수익성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까지 대형 조선소를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 현상이 나타났다. 친환경 초대형 선박 등 강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중견 조선소는 중국 조선산업의 중형 선박 가격 공세에 수주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에 따라 오는 10월부터 중국 건조 선박을 이용하는 선사는 미국 항만 경유 시 수수료를 내야하기 때문에 국내 중견 조선소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아울러 높은 선박 가격이 유지되고 있어 수주를 받을수록 수익성이 높아진다. 이에 조선 사업의 성장에 따라 자본잠식 규모 감소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RG 최초 단독 발급에 수주 확대 기대
올해 상반기 HJ중공업 조선사업 영업이익은 4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74억원) 대비 감소했다. 수익성 감소는 과거 낮았던 저가 수주 물량 해소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으로 풀이된다.
HJ중공업은 향후 조선 수주 잔고 확대 및 선박 당 수익성 강화로 결손금 감소에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이를 위한 주변 환경도 개선되고 있다. HJ중공업은 금융권의 RG(선수금 환급 보증) 지원으로 수주 활동에 탄력을 얻었다.
중견 조선소는 재무 문제 등으로 인해 RG 발급이 대형 조선소에 비해 어려웠다. RG는 조선소 파산 등 사유로 인해 선주가 선수금을 떼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보증제도다.
은행 등 금융권은 우량한 재무구조를 지닌 대형 조선소 위주로 RG를 발급해왔다. 그러나 지난 7월 부산은행이 HJ중공업에 1억6400만달러 규모의 RG를 발급하면서 이 문제도 해소되는 모습이다. 해당 RG발급은 민간 은행이 단독으로 중견 조선소에 지급보증을 제공한 최초 사례로 알려졌다.
HJ중공업의 조선 사업 수주 잔고는 증가 추세를 보인다. 2021년 9151억원이었던 조선 수주잔고는 2023년 말 1조6390억원으로 크게 증가한 후 올해 상반기 1조9467억원으로 한단계 커졌다. 통상 수주잔고가 2~3년 후 매출로 전환되는 점을 고려하면 2023년 수주 물량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인도될 것으로 보인다. 그 사이 지속적인 선박 가격 상승이 있었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가 지나면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HJ중공업은 친환경 선박 등으로 수익성을 강화해 결손금 축소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새로 수주한 4척의 중형 컨테이너선은 모두 향후 메탄올 연료 사용을 염두에 둔 친환경 선박으로 파악된다. 또한 올해는 LNG벙커링선(해상급유선) 등 선종을 다양화 한 친환경 선박을 수주 중이다.
한편 HJ중공업은 해양방산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최근 한-미 관세 협상 타결에 따라 마스가(MASGA, 미국 조선 산업 재건 지원책)가 주목받고 있다. 중소형 함정 등에서 두각을 보인 HJ중공업이 미국 함정 유지보수 사업 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HJ중공업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친환경 선박 등 수주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났으며 향후 본격적으로 건조가 시작되면 조선 사업도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