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재고 털어낸 삼성전자…하반기 반도체 반등 ‘기지개’

상반기 반도체 재고자산 27조8424억
“D램 재고, 정상 수준 이하로 감소해”

입력 : 2025-08-20 오후 3:11:28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반도체 재고자산 27조8424억원으로 나타나면서, 지난해 동기 대비 4조3883억원 줄였습니다. 애플과 테슬라 등 미국 빅테크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수주로 하반기 반등 기지개를 켠 삼성전자의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메모리 사업의 개선세도 한층 뚜렷해졌다는 관측입니다.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삼성전자의 반도체공장. (사진=삼성전자)
 
20일 삼성전자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의 올해 상반기 말 재고자산이 전년 대비 크게 줄었습니다. 전년 대비로는 4조4883억원 감소했고, 전년 말과 비교하면 1조8461억원 줄었습니다. 
 
이는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등 범용 D램 판매 확대와 AMD 등 고대역폭메모리(HBM) 고객사 확보가 영향을 미쳤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경영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재고는 정상 수준 이하로 감소했다”며 “D램의 경우, DDR4 등 레거시 제품의 단기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HBM3E(5세대)와 DDR5 등 선단 제품 판매 확대에 주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낸드플래시와 관련해 “서버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증가에 힘입어 재고 수준은 2개 분기 연속 대폭 감소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도체 재고자산 감소가 메모리 업황 개선의 선행 지표로 볼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증가로 D램과 낸드에서 범용 제품과 고부가가치 제품 모두 판매가 확대되고 있는 것입니다. 
 
앞서 삼성전자 DS부문은 2분기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 영향으로 영업이익 4000억원을 기록하며 부진한 실적을 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에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실적이 하락했다고 밝혔습니다.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은 창고에 쌓인 재고의 가치가 앞으로 떨어질 것에 대비해 미리 손실 비용을 계산해둔다는 뜻입니다. 삼성전자가 상반기 재고자산을 크게 줄이면서, 하반기 메모리 사업부의 실적은 더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HBM 사업에서 HBM3E의 비중이 지난 2분기 80% 후반에서 90% 후반으로 커질 것으로 예측합니다. 아울러 적자 누적에 시달렸던 삼성 DS의 ‘아픈 손가락’ 파운드리 사업부도 애플과 테슬라 등 미국 빅테크 기업과 최근 대규모 수주 계약을 맺으며 하반기 실적 반등 신호탄을 쏘았습니다. 
 
앞서 삼성 파운드리는 지난 7일 애플과 스마트기기에 들어갈 차세대 칩 생산 수주를 받았으며, 지난달에는 테슬라와 22조7548억원 규모의 차량용 AI 반도체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애프엔가이드를 보면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8조7531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87%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는 삼성전자 DS부문의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부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동시에 가시화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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