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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재혁 기자]
명인제약(317450)의 연구개발비용이 몸집을 불리고 있는 가운데 회사가 지난해부터 일부 개발비를 무형자산화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신약개발의 경우 임상3상부터 자산화할 수 있는 만큼 지난해 해당 임상 단계에 돌입한 조현병 신약 '에베나마이드(NW-3509)' 개발이 본격화됐으며, 어느 정도 상업화 가능성이 가시화되는 시점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상업화 성공으로 이어져 회사의 주력인 정신신경용제(CNS) 제품 매출 성장세를 가속화시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명인제약)
지난해 연구개발비 144억원 중 47억원 무형자산 처리…에베나마이드 임상 비용 지출 본격화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명인제약의 2025년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용 합계는 총 14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미 전년도 한 해 전체 연구개발비용 대비 31.63% 증가한 수치다. 회사의 연간 연구개발비용은 2023년 99억원, 2024년 109억원이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2023년 4.08%와 2024년 4.05%를 기록하며 4%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3분기 누적 6.67%까지 올랐다.
지난해 투입 비용 현황 중에서 눈에 띄는 점은 연구개발비의 무형자산화가 이뤄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3분기 누적 투입 비용 144억원 가운데 32.64%에 해당하는 47억원이 '개발비(무형자산)'으로 회계처리됐다.
기본적으로 연구개발비는 발생 시점의 비용으로 인식하지만,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개발비를 자산으로 인식할 수 있다. K-IFRS(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서 정하는 6가지 요건은 △기술적 실현 가능성 △상용화 의도 △시장성 또는 내부적 사용 가능성 △미래 경제적 효익 △기술·금전적 자원 확보 △신뢰성 있는 원가 측정 등이다.
특히 제약·바이오 업종에서는 별도 기준이 제시되는데 금융당국 지침상 신약개발사들은 임상 3상 단계 이상의 파이프라인에 대한 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인식할 수 있다. 즉, 3상에 돌입해 개발비의 무형자산화가 이뤄지기 시작했다면 어느 정도 상업화 가능성이 가시화된 시점이란 반증이기도 하다.
종합해봤을 때 현재 3상 단계에 놓여 있는 조현병 신약 후보물질 '에베나마이드'의 임상비용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명인제약은 지난해 1월 이탈리아의 뉴론(Newron Pharmaceuticals SpA)사와 국내 독점 공급 및 판매권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명인제약은 뉴론에서 수행하는 글로벌 3상 임상 전체 환자 중 10%를 한국에서 모집하며, 해당 임상 비용을 자체 부담한다. 또한 글로벌 개발 비용에서 일정 비율을 분담하고, 국내 허가, 등록, 마케팅 및 상업화를 맡는다.
이로써 에베나마이드 임상 개시가 향후 상업화로 이어져 명인제약의 주력인 CNS 제품 매출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연간 CNS 제품 매출은 2023년 1675억원, 2024년 1815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는 1441억원으로 집계돼 전체 매출의 66.96%를 차지했다. 3분기 누적 실적 기준으로 단순 연환산 시에도 약 1922억원으로 예상돼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비용 인식 이연으로 수익성 방어 기대…손상차손 발생 가능성은 '양날의 검'
연구개발에 투입될 실탄은 두둑이 마련된 상태다.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명인제약은 기업공개(IPO) 공모자금 총 1972억원을 조달했으며, 이 가운데 350억원을 에베나마이드 개발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2025년부터 2027년까지 글로벌 3상 및 국내 4상에 대한 임상비용 중 명인제약 부담금 및 마일스톤 지급액으로 300억원, 에베나마이드의 국내 생산을 위한 전용 설비 구입에 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공모자금 사용 내역을 살펴보면 발행제비용을 제외한 순수입금 1936억원 가운데 총 272원을 사용해 약 1664억원은 자금 사용 완료 시까지 은행예금 등 안정적인 금융상품으로 운용하고 있다.
한편 자산으로 인식된 개발비는 개발이 완료돼 제품 판매나 서비스 사용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비용으로 인식된다. 예상되는 내용연수, 즉 수익 창출 기간에 걸쳐 매년 무형자산상각비로 비용 처리된다.
이에 따라 개발 기간 내 수익성 방어 효과도 기대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총 144억원이지만, 자산화된 금액을 제외하면 제조경비로 처리된 비용은 59억원, 판관비로 처리된 비용은 37억원이다. 이에 3분기 누적 기준 원가율은 39.43%, 판관비율은 28.45%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3%포인트, 0.51%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아울러 자산화된 47억원이 비용으로 처리됐다고 가정한다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35.28%에서 29.80%까지 떨어질 수 있었지만, 자산화를 통해 31.99%를 기록, 영업이익률 30%대를 유지하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이처럼 자산화는 개발 단계에 발생한 비용의 인식을 이연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자산 인식이 부인되면 손실이 한 번에 인식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이기도 하다. 만약 임상에 실패해 상용화 가능성이 낮아질 경우 해당 금액은 전액 손상차손으로 비용 처리돼 손익에 반영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건설중인무형자산'으로 계상된 금액은 47억원이다.
명인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를 통해 "마일스톤 비용만 개발비로 자산화 할 예정에 있으며, 계약금액은 영업상 중요한 사항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임상 진행단계마다 손상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