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되는 '구속 후' 한덕수의 입

세 차례 조사 거치면서 한덕수 진술 태도 변화
특검, 계엄 당일 대통령실 CCTV 확보해 압박
한덕수 추가 진술에 따른 특검 보완 수사 변수
윤석열·김건희, 재판 때 불리한 요소가 될 듯

입력 : 2025-08-27 오후 3:12:39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가 유력합니다. 이제 주목되는 건 '한덕수의 입'입니다. 한 전 총리가 그간 내란 방조 혐의를 부인하던 태도에서 벗어나 내란특검 수사에 협조하는 태도를 보일지 관심이 쏠리는 겁니다. 윤석열정부 시절 국정 2인자였던 한 전 총리가 태도를 바꿔 적극적으로 사실관계를 진술한다면 이는 특검 수사에 큰 동력이 될 전망입니다. 동시에 윤석열씨와 김건희씨 등에겐 그의 진술이 큰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윤석열씨의 내란 행위 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전 총리는 27일 오후 1시30분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을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습니다. 오후 3시 기준으로 그에 대한 구속심사는 계속 진행 중입니다. 그는 지난해 12월 윤석열씨가 선포한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당시 국무총리로서 방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특검은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 과정을 인지했거나 문건 전달을 받았음에도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앞서 한 전 총리는 내란특검에 세 차례 소환돼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동안은 한 전 총리는 계엄 관련 사실관계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22일 세 번째로 출석했을 때는 기존 입장을 바꿔 "윤씨가 자신에게 계엄 선포문을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윤석열씨 탄핵심판 당시 증인으로 출석, "계엄 선포문을 언제 어떻게 받았는지 정말 기억이 없다"고 증언한 걸 정면으로 뒤집은 겁니다. 
 
내란특검은 지난해 12월3일 계엄 당일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한 전 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문건을 들고 대화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확보했습니다. 이는 특검이 계엄 관련 핵심 증거로 제시하고 있는 자료 중 하나입니다. 특검이 확보한 CCTV 영상 때문에 한 전 총리가 심경에 변화를 일으켰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특검이 영상이라는 객관적 증거를 확보한 만큼, 앞으로도 한 전 총리가 마냥 거짓말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오히려 형량 감경 등을 위해 최대한 내란특검에 협조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한 전 총리는 계엄 당일 행적, 윤석열정부의 치부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입니다. 특히 계엄 당일 행적과 관련해선 국무총리로서 국무회의 소집과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관여했습니다. 
 
특검은 이미 국방부·행안부·검찰 관계자 등 계엄 실행 라인의 진술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여기에 한 전 총리가 입을 열어 사실관계를 추가로 밝힌다면, 특검은 보완 수사를 통해 한층 더 구체적인 계엄 실행 구조와 책임 소재를 파악할 수 있을 걸로 보입니다. 이는 내란 혐의뿐 아니라 외환 혐의 등으로 이어지는 수사 확대에도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반면 윤석열씨와 김건희씨에게는 그의 추가 진술은 악재가 될 게 뻔합니다. 그의 말이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될 경우, 내란 혐의 재판에서 줄곧 계엄의 정당성을 강조한 윤씨의 방어 논리는 약해지게 됩니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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