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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31일 16:3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지난해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이 보유하고 있는
코오롱티슈진(950160) 주가가 급등하면서 코오롱생명과학의 부채비율이 대폭 개선됐다. 그러나 이는 미실현 평가손익에 기댄 지표 개선일 뿐, 실질적인 부채 규모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코오롱생명과학은 계열사를 통한 단기차입금을 반복적으로 연장하며 해당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어 코오롱티슈진 주가 변동에 따른 재무적 민감도에 대한 우려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사진=코오롱생명과학 홈페이지)
지분 공정가치 상승…부채비율 대폭 개선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결기준 코오롱생명과학의 자산총계는 9144억원으로 직전연도 4196억원 대비 117.92% 증가했다. 이로 인해 2024년 말 180.95%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56.57%까지 개선됐다.
부채비율 개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은 비유동자산 내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계정의 급증이다. 해당 항목은 2024년 말 1972억원에서 2025년 말 6683억원으로 늘어났는데, 이는 코오롱생명과학이 보유한 코오롱티슈진 보통주 153만4466주에 대한 가치 평가가 반영된 결과다.
코오롱티슈진의 주가는 종가 기준 2025년 1월2일 종가 2만 4200원에서 12월30일 종가 7만 9600원으로 1년 사이 약 228.93% 상승했으며, 2026년 3월30일 현재 11만 7300원까지 치솟아 지난해 초 대비 384.71% 오른 상태다.
이에 따라 2025년 기말 기준 코오롱생명과학이 보유하고 있는 코오롱티슈진 보통주의 공정가치는 6107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지난해 발생한 평가손익만 4323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전체 평가액 중 5973억원이 실현되지 않은 ‘미실현보유손익’이라는 점이다. 장부상 자산 규모는 두 배 가까이 늘었지만, 이는 실제 가용 현금 흐름과는 무관한 수치다.
특히 자산총계의 절반 이상을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코오롱티슈진의 주가가 하락할 경우 개선된 부채비율이 다시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표면적인 부채비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부채의 규모는 늘어난 것으로 집계된다. 부채총계는 2702억 원에서 3304억원으로 22.28%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유동부채가 2063억원에서 1698억원으로 감소했고, 비유동부채가 640억원에서 1606억원으로 늘었다.
계열사에 담보로 제공…차입금 만기 연장에 활용
실제로 코오롱생명과학의 현금 유동성은 지표 개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25년 기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 106억원, 기타유동자산 34억원을 합친 현금성 자산은 140억원 수준에 그친 반면, 동일 시점 단기차입금및사채 규모는 943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아울러 코오롱생명과학의 차입 구조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비상장 계열사인 ‘그린나래’와의 거래인데, 여기에도 코오롱티슈진 지분이 연계돼 있다. 회사는 지난 3월26일 그린나래로부터 차입한 300억원 규모 단기차입금의 만기를 연장한다고 공시했다.
그린나래로부터의 차입 이력을 살펴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2021년 3월 운영자금 400억원을 최초 차입한 이후 당해연도에 100억원을 중도 상환한 뒤, 현재까지 매년 300억원의 차입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해당 차입 건에 대해 코오롱티슈진 보통주 50만 9684주가 담보로 제공돼 있다.
결국 코오롱생명과학이 보유한 코오롱티슈진 주식은 회사의 완충자산이 아닌 차입용 담보물 성격이 짙어 보인다. 코오롱티슈진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며 자산 가치를 높이고는 있지만, 현금화되지 않는 이상 회사의 현금 유동성에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할뿐더러, 오히려 주가 하락 시 발생할 수 있는 담보 가치 하락과 그에 따른 추가 담보 제공 리스크, 혹은 차입금 조기상환 압박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아울러 담보 제공을 통해 매년 단기차입금 상환일자를 미루고 있지만, 누적되는 이자 비용도 부담이다. 그린나래 차입금 이자율은 2021년 3.46%에서 시작해 2023년 6.81%, 2024년 6.48%까지 치솟았으며, 지난해에는 5.73%로 다소 낮아진 뒤 올는 5.48%로 결정됐다. 이로써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그린나래에 지급한 누적 이자 금액만 약 81억원으로 추정되며, 올해 추가로 약 16억원의 이자 비용 지출이 예상된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를 통해 "회사는 현재 보유 현금성 자산, 자금 운용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현 시점에서 유동성에 대해 특별한 우려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코오롱티슈진 보유 지분 역시 현재 확정된 처분 계획은 없다. 다만 향후 자금 운용 필요, 시장 상황, 투자자 보호 관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그린나래 차입금에 대해 "현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확정된 상환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추가적인 재원 확보 상황 등에 따라 상환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며 "또한 담보 대상인 코오롱티슈진 지분은 회사의 보유 지분 중 일부이기 때문에 코오롱티슈진 주가 변동이 차입구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