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미래 성장 동력으로 ‘클린테크’에 집중하고 있는 LG전자가 국내에 차세대 냉난방공조(HVAC) 연구 거점을 설립하며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지난해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한편 HVAC 관련 인수합병(M&A), 해외 기업과 공동개발 등 클린테크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히트펌프 시장 등에서 제품군을 넓혀 성장과 수익을 모두 확보하겠다는 방침입니다. 

 

3일 LG전자는 국립창원대학교와 냉난방공조 분야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위한 첨단 연구센터 설립 협약식을 진행했습니다. 약 500억원을 투자해 국립창원대 내 연면적 4000평 규모의 첨단 연구센터를 설립하는 게 골자로, 2027년 상반기 내 완공될 연구센터에서는 에어컨부터 △히트펌프 △칠러(Chiller) △데이터센터향 냉각 솔루션(CDU)까지 차세대 냉난방공조 솔루션을 연구할 계획입니다. 

 

이 연구센터는 국내 HVAC 연구시설로는 최초로 극고온·극저온 시험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극고온·극저온 시험은 통상 영하 4~50도 이하, 40도 이상의 극한 환경에서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국내를 포함해 북미, 유럽, 인도 등에서도 지역 환경에 맞춘 시험 장비를 갖추고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LG전자 측은 설명했습니다. 이에 다양한 환경에서의 운전 시험을 통해 공조 제품 연구개발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울러 연구센터는 지역 인재 양성 등 교육 인프라로도 활용될 예정입니다. 현재 창원 스마트파크 내에 있는 HVAC 아카데미를 연구센로 확대 이전해 국내외 HVAC 인재 양성과 플랫폼 개발의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협력은 현재 회사가 추진 중인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사업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LG전자는 미래 성장 확보 차원에서 지난 2022년부터 내년까지 5년간 약 7조원을 투입해 사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클린테크 분야에서 저탄소 연료·원료 전환, 공정 효율화, 신재생에너지 활용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전략을 내세우며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LG전자는 지난해 클린테크 전담 사업부인 ES(에코솔루션)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성장세를 기록하는 중입니다. 올해 2분기 매출은 2조6442억원, 영업이익은 25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3%, 0.6% 상승하며 실적에서 선방했습니다. 특히 초대형 냉방기인 칠러와 CDU 등 AI 데이터센터 열관리 솔루션을 비롯해 원전, 메가팩토리 등 신성장 사업에서 대응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LG전자는 해외 클린테크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지난 5월 LG전자는 북미이노베이션센터에서 미국 클린테크 스타트업을 독립법인으로 분사한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유럽 프리미엄 온수 솔루션 기업 OSO를 인수한 바 있습니다. 

 

최근에는 영국 전력회사 옥토퍼스 에너지와 클린테크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두 회사는 LG전자의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과 옥토퍼스의 AI 기반 에너지 관리 플랫폼 ‘크라켄’을 연동한 제품을 유럽 시장에 선보인다는 방침입니다. 이를 통해 유럽 수열 시장을 넘어 가정용 냉난방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혀 클린테크 사업을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ES사업부의 경우 LG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클린테크 사업 확장의 목표를 갖고 제품군을 키워가고 있다”면서 “국내외 집중 투자를 통해 미래 가치를 높여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