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권 굳히기…K-반도체 ‘차세대 노광 장비’ 도입 속도

SK하닉, ‘양산용 장비’ 첫 도입
하이 NA EUV, 정밀도·집적도↑
제품 성능·원가 경쟁력 다 잡아

입력 : 2025-09-05 오후 3:08:31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업계 최초로 양산형 ‘차세대 노광 장비(하이 NA EUV)’를 도입하면서 메모리 시장 1위 굳히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과 차세대 컴퓨팅 시장 확대로 고효율 메모리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차세대 노광 장비의 필요성도 높아지는 상황입니다. 삼성전자도 현재 사용 중인 연구용 장비를 향후 양산용으로 도입할지 주목됩니다. 
 
미국 오리건주 힐스버러에 위치한 인텔 팹 D1X의 클린룸에 설치된 AMSL사의 노광 장비. (사진=인텔).
 
노광 장비는 반도체 부품인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장비로, 얼마나 정밀하게 회로를 그리는지가 핵심입니다. 회로가 정밀해질수록 웨이퍼당 제작 가능한 칩 개수가 늘어나고 전력 효율성도 개선됩니다. 이에 반도체 제조사들은 생산성과 제품 성능을 높이기 위해 미세 공정 기술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차세대 노광 장비 도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이번에 SK하이닉스가 도입한 하이 NA EUV는 네덜란드 ASML사의 ‘트윈스캔 EXE 5200B’ 제품으로, 기존 노광 장비보다 해상도가 크게 개선됐습니다. 기존 EUV(NA 0.33) 대비 40% 향상된 NA(NA 0.55)를 적용해 1.7배 더 정밀하게 회로를 그릴 수 있고, 2.9배 높은 집적도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NA는 렌즈가 빛을 얼마나 많이 모을 수 있는지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값이 클수록 더 정밀한 회로 패턴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장비 도입으로 기존 EUV 공정 단순화와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속도를 높일 계획입니다. 앞서 2021년 SK하이닉스는 10나노미터급 4세대 D램 공정에 EUV를 처음 도입한 이후 EUV 적용을 확대해왔습니다. 메모리 업계에서 ‘초미세 경쟁’이 본격화되는 만큼 차세대 노광 장비 도입은 필수적이라는 인식입니다. 이에 고부가가치 메모리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에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들도 하이 NA EUV 장비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하이 NA EUV 장비를 화성 연구개발(R&D) 라인에 투입한 바 있습니다. 공정 검증을 거쳐 생산성이 확보된다면, 양산형 장비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인텔·TSMC 등도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입니다. 
 
SK하이닉스가 주도권 굳히기에 나서는 만큼 메모리 업계의 시장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SK하이닉스의 D램 매출은 122억2900만달러로 전분기 97억달러 대비 25.8%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시장 점유율 역시 36%에서 38.7%로 늘어났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초미세 공정 기술을 높이는 것은 제품 성능 향상뿐만 아니라 공정 효율도 높일 수 있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테스트를 충분히 마친 후 장비 도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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