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발 뺐다”…‘K-전자 부품’, ‘유리 기판’ 선두 경쟁 치열

작년 188억달러 적자 인텔, CPU·파운드리 집중
삼성전기·SKC·LG이노텍, 빅테크에 샘플 공급 중

입력 : 2025-09-05 오후 3:54:24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삼성전기와 SKC, LG이노텍 등 국내 전자 부품사들이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불리는 반도체 패키지용 유리 기판 기술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최근 유리 기판 기술 확보를 위해 가장 앞장섰던 미국 인텔이 경영난으로 자체 개발과 생산을 포기하면서, 기술 주도권을 잡을 기회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SKC의 자회사 앱솔릭스의 유리 기판. (사진=SKC)
 
5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전사적인 조직 개편과 비용 절감 정책에 따라 최근 유리 기판 연구개발(R&D)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1986년 이후 처음으로 188억달러(약 26조2900억원)의 연간 영업 손실을 낸 인텔은, 현재 유리 기판 등 신사업보다 기존 주력인 중앙처리장치(CPU)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 중입니다. 그동안 유리 기판 자체 상용화를 추진해왔는데, 이러한 경영 전략 변화로 외부에서 유리 기판을 공급받을 가능성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 전자부품 기업들이 유리 기판 시장 진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배경입니다. 현재 유리 기판의 초기 양산을 위한 파일럿 라인을 운영 중인 삼성전기는, 올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 2~3곳을 대상으로 샘플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본격적인 양산은 오는 2027년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텔에서 17년간 몸을 담은 강두안 수석 엔지니어를 미국 법인 부사장으로 발탁하는 등 인재 영입에도 공 들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난해 인텔에서 올해의 발명가 상을 받은 강 부사장은 유리 기판 분야에서 선구자로 통합니다. 
 
국내 업계의 유리 기판 기술 선두로 꼽히는 SKC는 미국 조지아에 합작사 ‘앱솔릭스(Absolics)’ 공장을 세우고 지난해부터 시생산 라인을 가동한 상태입니다. 현재 글로벌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 중이지만, 양산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앞서 SKC는 지난달 12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하면서, 유리 기판 사업 강화 자금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양사 대비 유리 기판 사업에 늦게 뛰어든 LG이노텍도 유리 기판 기술 확보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구미 공장에 반도체 유리 기판 시생산 라인 구축에 나선 LG이노텍은, 오는 2028년 내 양산을 목표로 뒀습니다. 올해 안으로는 유리 기판 시제품 생산을 준비 중입니다.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인 유리 기판은 기존 기판에 들어가는 플라스틱이 아닌 유리가 탑재돼 휨 현상 없이 더 많은 메모리을 탑재할 수 있고, 신호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아울러 기존 플라스틱 기반의 반도체 기판 대비 두께를 약 40% 줄일 수 있는 점도 장점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유리 기판 상용화 시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며 “고성능 반도체로 기판 사이즈가 늘어 한계가 생기는 문제 때문에 유리 기판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승재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