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우리금융F&I, 시장지위 '뚝'…지주 규제 이중고

상반기 매입액 성적 '저조'…시장점유율도 '하락'
지주측 위험자산 관리 기조로 투자자산 확대 제한

입력 : 2025-09-10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5일 18:2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부실채권(NPL) 투자관리회사 우리금융에프앤아이가 채권 매입액이 크게 감소해 성장성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난다. 경쟁입찰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대폭 하락했다. 모회사인 우리금융지주(316140)가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기조를 강화하면서 우리금융에프앤아이 투자 확대도 제한되고 있다. 내년이나 돼서야 여건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경쟁입찰 매입액 감소로 시장 내 영향력 줄어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올 상반기 NPL 유동화채권 매입액이 1875억원이다. 지난해에는 연간 기준 7479억원을 기록하며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었는데, 올해는 1분기 464억원에 이어 저조한 성적이 지속됐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NPL 업체로서 주요 업무가 유동화채권을 인수하고 다시 처분하는 것이다. 채권은 유동화전문유한회사(SPC)가 부실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발행한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여기에 투자하고, 자산관리자가 회수하면 그에 따른 원리금과 배당금을 수익으로 얻는다.
 
채권 매입은 은행 경쟁입찰 방식이 기본이며, 수의계약도 포함된다. 국내 은행권 부실채권 잔액은 상반기 기준 약 16조6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정리 실적이 6조5000억원, 매각 규모가 2조5000억원이다.
 
경쟁입찰에는 NPL 전문 업체인 연합자산관리, 대신에프앤아이, 하나에프앤아이, 키움에프앤아이 등이 참여한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매입액 감소에 따라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데 지난해 말 10.2%에서 올 상반기 6.4%까지 떨어졌다. 5개 업체 가운데 가장 낮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상반기 회수액은 2164억원이다. 매입액보다 많게 형성되면서 순매입액이 마이너스(-) 값으로 나온다. 회수 성과는 긍정적이지만 자산과 영업기반 성장성은 둔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상반기 투자자산은 1조1734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0%(113억원) 오히려 줄어들었다. 투자자산 규모는 그동안 2022년 3187억원, 2023년 8426억원, 2024년 1조1847억원 등으로 성장해 왔다.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동화채권이 1조1127억원으로 2.4%(272억원) 감소한 영향이다.
 
지주 위험가중자산 관리 기조에 추가 성장 제한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국내 은행권의 부실채권 매각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자산 확대 여력이 많지는 않은 상황이다. 현재 성장이 둔화된 흐름을 그대로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모회사인 우리금융지주의 위험가중자산 관리 강화에 따라 새로운 NPL 매입이 제한되고 있어서다. 위험가중자산은 금융지주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을 계산할 때 분모로 사용하는 지표다. 우리금융지주는 상반기 위험가중자산이 229조464억원이며 BIS 자기자본이 36조8500억원으로 BIS 비율은 16.06%다.
 

(사진=우리금융그룹)
 
자기자본 비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위험가중자산 규모를 관리해야 하는 셈이다. 은행지주 위험가중자산은 연결 기준으로 산출, 자회사의 재무 상태가 직접적으로 반영된다. 특히 NPL 자산의 경우 가중치가 더 불리하게 작용한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034950) 수석연구원은 <IB토마토>에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NPL 자산으로서 위험가중치가 더 높다 보니 지주 입장에서 부담 요인”이라며 “내부적으로 한도를 어느 정도 두는지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수를 하면 한도가 늘어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것까지 반영할 필요가 있다”라며 “금융당국이 위험가중치 완화를 검토하는 내용이 있었는데, 향방에 따라서도 영향받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부터 위험가중자산 관리를 특별히 강화해 왔다. 자본 측면에서는 주주환원을 위한 배당과 자사주 매입 문제가 있고, 위험자산 부분에서는 보험사(동양생명(082640)과 ALB생명) 인수와 금리·환율 시장변동성 압박 등이 있기 때문이다.
 
이은미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보험사 인수 추진으로 그룹의 자본관리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우리금융에프앤아이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순투자 규모가 감소하게 됐다”라며 “NPL 시장 규모가 확대된 채로 유지돼 우호적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2026년부터 적극적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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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양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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