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글로벌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 ‘가성비’가 높은 중저가 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잇달아 중저가 무선 이어폰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저가 공략에 나서는 가운데 차별화된 제품으로 시장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입니다.
LG전자가 '엑스붐 버즈' 라인업을 확대하며 무선 이어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왼쪽부터 엑스붐 버즈 라이트, 엑스붐 버즈 플러스, 엑스붐 버즈. (사진=LG전자).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은 중저가 무선 이어폰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엑스붐 버즈 플러스’와 ‘엑스붐 버즈 라이트’ 정식 출시했습니다. 두 제품의 출고가는 플러스 모델 19만9000원, 라이트 모델 9만9000원입니다. LG전자는 가성비 무선 이어폰 브랜드로 지난 1월 출시한 ‘엑스붐 버즈’에 탑재된 첨단 신소재 그래핀 드라이버 유닛과 전문 사운드 튜닝을 적용했습니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등 과거 프리미엄 라인에서 제공한 기술도 이번 제품에 탐재한다는 방침입니다.
삼성전자도 독일 베를린서 열린 ‘IFA 2025’에서 ‘갤럭시 버즈3 FE’ 출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갤럭시 버즈3’의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 버즈3 FE는 오는 19일 국내 출시 예정이며, 출고가는 10만원 후반대로 예상됩니다. 이 제품은 ANC 기능에 더불어 음성 통역, 구글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제미나이를 지원하는 등 여러 기능이 탑재됩니다.
무선 이어폰 시장은 가성비 수요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무선 이어폰 시장 가격대별 점유율은 50달러 미만이 49%로 가장 높았습니다. 150달러 이상 고가 제품은 22%로 두 번째로 높았지만, 전년(27%) 대비 5%포인트(p) 감소했습니다. 101~149달러 제품은 2023년 8%에서 지난해 15%로 늘어났습니다.
오는 19일 국내 출시하는 삼성전자 '갤럭시 버즈3 FE' 블랙 모델. (사진=삼성전자).
과거 무선 이어폰 시장은 애플 ‘에어팟’과 삼성전자의 갤럭시 버즈 등 수십만원대 프리미엄 제품들이 시장을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무선 이어폰 제품들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하면서 핵심 성능은 챙기고 가격 경쟁력은 높인 중저가 제품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모습입니다.
이에 중국 업체들은 중저가 라인으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시장조사 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샤오미와 화웨이는 글로벌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 점유율이 각각 11.5%, 6%로 집계됐습니다. 샤오미는 전년 동기 7.8%에서 급성장했습니다. 반면 애플과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점유율 23.3%, 7.1%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점유율이 1%포인트, 0.7%포인트 줄었습니다.
이에 국내 업체들은 플래그십 제품들의 핵심 성능을 탑재하면서 가격을 낮춘 가성비 제품들로 시장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합리성을 따질 뿐만 아니라 개인 맞춤형 경험을 중요시하고 있다”면서 “경쟁 업체들과 차별화된 제품 경험으로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