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교 노사, 19일 학습지 2차 교섭…'재계약 심사' 충돌 예고

퇴회율·순증·자격증까지…5개 중 2개 충족해야 재계약
"전국 1·2등 센터장도 기준 못 맞춰 탈락"
승진 10개월 만에 계약 해지…현장 불만 폭발
수수료 보장·수당 확대·복지 강화까지 요구

입력 : 2025-09-18 오후 2:49:10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대교(019680) 노사가 19일 학습지 2차 교섭에 나섭니다. 쟁점은 매년 중간관리자를 벼랑 끝으로 내몬다는 비판이 제기된 '재계약심사제도'입니다. 노조가 제도 폐지를 강하게 압박하는 반면, 사측은 기존 입장을 고수해 격렬한 대립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18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대교지부는 19일 대교 본사에서 사측과 2차 단체교섭에 나섭니다. 이번 교섭에서도 학습지 중간관리자의 고용을 위협하는 '재계약심사제도'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재계약심사제도는 대교에만 있는 제도로, 중간관리자인 센터장과 교사 모두 매년 평가를 받아야 한다"면서 "과도한 조건 때문에 우수한 인력조차 버티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대교지부에 따르면 이 제도는 센터장과 교사에게 각각 다른 기준을 적용합니다. 센터장은 연간 퇴회율(학습지 회원 탈퇴율) 6.2% 미만이거나 순증(회원수)이 퇴회보다 많거나 같아야 재계약이 가능합니다. 교사는 누적 총원 600명 이상, 퇴회율 6.5% 미만, 순증이 퇴회보다 많거나 동일, 고객만족도 50% 이상, 재계약 기간 내 자격증 취득 등 5개 조건 가운데 2가지를 충족해야 합니다. 
 
노조는 이 제도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주장합니다. 노조 관계자는 "실적이 뛰어나 전국 1, 2등을 기록한 센터장조차 지역 경기 악화나 교사 교체 같은 외부 요인으로 기준을 맞추지 못해 재계약이 끊기는 경우가 많다"면서 "우수 인력이 무력감에 빠지고 조직 전체의 효율도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사례도 있습니다. 올해 2월 교사에서 승진한 한 신임 센터장은 10개월 만에 평가를 받았으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오는 11월 계약 해지가 확정됐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본사가 직접 선발한 센터장을 1년도 안 돼 해지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이런 불합리한 제도는 관리자와 교사 모두를 소모품처럼 취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매년 반복되는 계약 불안에 노조는 재계약심사제도 폐지를 요구하고, 대안으로 무기계약을 비롯한 고용안정 방안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또한 최저 수수료 250만원 보장, 채널 순증 수당 확대, 교육비 지원, 포상 부활, 병가·휴업 보장, 상해·산재보험, 경조사비, 팬데믹 생계지원금, 새출발 지원금(본인 5%+회사 5%) 등 다양한 조건 개선도 요구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공부방 시설 지원, 관리 지역의 자유로운 변경, 조합 활동 강화를 위한 상시 소통 창구 및 노사협의회 운영도 요구안에 담았습니다. 
 
대교그룹과 학습지 센터장·교사 간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21년 대교는 기존 수수료 제도를 개편해 센터 사업성과 운영 전문화를 추진하는 '신 운영체계안'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학습지노조 대교지부는 센터장 수입의 30%를 삭감하는 정책이라며 철회 요구와 청와대 국민청원 등 집단행동에 나섰습니다. 이후 대교는 '신 운영체계안'을 철회했지만, 같은 해 7월 학생 수를 기준으로 한 재계약심사제도를 도입하면서 현장 센터장·교사들과의 대립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노조는 이번 교섭에서 재계약심사제도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핵심 요구안을 집행부와 협의해 전달할 것"이라며 "무리한 기준으로 숙련된 인력을 내쫓는 제도는 반드시 손질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반면 대교 관계자는 재계약심사제도와 관련해 "교섭 과정에서 논의되는 사안이라 외부에 공개하기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사업자 입장에서는 계약 절차가 불가피하고, 그 과정에서 심사 제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다른 학습지 회사들 역시 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할 때 유사한 심사를 거칠 것"이라며 "무작정 계약을 자동 연장하는 방식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대교지부는 오는 19일 대교 본사에서 사측과 단체교섭에 나선다. (사진=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대교지부)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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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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