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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9월 19일 15:3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LG전자(066570)가 전사 차원의 희망퇴직 확대와 함께 TV 사업을 담당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MS) 사업본부 등 주요 사업부문의 아웃소싱(위탁생산) 전환을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와 글로벌 소비 침체, 미국의 관세 문제 등이 겹치며 실적 반등이 쉽지 않다는 내부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최악의 경우 사업 철수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사진=LG전자)
전략 컨설팅 따라 외주 위탁생산 논의 …일부 공장서 도입 중
19일 투자은행(IB) 업계와 내부 취재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창원 LG스마트파크 등을 중심으로 아웃소싱 비율을 확대하면서 자체 생산라인을 줄이고, 인소싱(자체 생산) 물량도 축소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영 전략 논의에 따라 MS 사업본부와 생활가전(HS) 사업본부 등 주요 사업부문의 부진에 따라 인력 조정과 조직 개편을 병행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LG전자 내부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미 일부 공장에서는 세탁기 등 가전 라인을 빼고 외주 생산으로 전략적 감축을 진행 중”이라며 “내년에는 아웃소싱 비중을 점차 늘려 미디어, TV 오디오 같은 적자 본부는 최소 인원만 유지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LG전자의 희망퇴직 신호탄이 된 MS본부가 주요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 역시 MS본부의 실적 정상화가 당분간 어렵다고 보고 있어 전사 차원의 사업 슬림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IB토마토>에 “MS본부는 가격 경쟁과 업황 악화로 구조적 부진이 뚜렷해 사업 축소 가능성이 충분히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특히 최악의 경우 TV와 모니터의 전면 아웃소싱은 물론 오디오·PC·프로젝터 등 적자 모델의 사업 축소나 철수 시나리오까지 거론된다. 과거 적자 누적으로 경쟁력을 상실한 모바일(MC) 사업본부 역시 컨설팅사의 전략 논의 이후 구조조정이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유사한 절차가 반복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글로벌 컨설팅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LG그룹에서 비용 절감 프로젝트와 관련해 주요 컨설팅 회사들과 이런 내용들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시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수년간 적자가 누적되자 외주 생산을 확대하고 MC사업본부 인력을 재배치했지만 경쟁력 한계에 부딪히며 결국 2021년 전면 철수를 단행했다. 이번 MS본부 역시 구조적 한계와 업황 악화가 겹치며 같은 수순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실제 올 상반기 기준 MS본부 임원 수는 1분기 31명에서 20명으로 대폭 줄었다. 일부에서는 인공지능(AI), 클린테크, 휴머노이드 등 신사업 부문으로 인력 재배치를 준비 중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또 다른 LG전자 내부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사업부문에서 1년 마다 10% 인원 감축안에 대한 진행이 오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측은 <IB토마토>에 “이번 전사 희망 퇴직은 정년을 앞둔 50세 이상 직원과 저성과자들을 대상으로 자율적 희망퇴직 수순”이라며 “컨설팅 내용과 관련한 내용은 확인이 불가하다. 아웃소싱 전면화나 추가적인 사업 조정 논의는 사실 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적 추락과 비용 부담…생존 전략 불가피
LG전자의 대규모 구조조정 논의 배경에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실적 부진이 자리한다. 지난해 LG전자 전체 영업이익은 3조4197억원으로 2020년 대비 20% 이상 감소했고, 올해는 2조6834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MS본부는 올해 1분기 매출 4조9503억원에 영업이익 49억원으로 사실상 수익이 전무했다. 2분기에는 19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하이얼·메이디 등 중국 업체의 프리미엄 시장 진입과 미국 관세 부담이 겹치며 하반기 이후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HS 부문은 글로벌 가전 소비 심리 위축으로 매출 성장률이 둔화되는 동시에 철강, 알루미늄 등 원재료 관세 부과와 운임비 상승 등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MS 부문(TV) 역시 매출 성장 둔화와 패널 가격 상승, FAST 채널 마케팅 비용 등 이중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