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SAF 확대 본격화…업계 환영 속 지원책은 숙제

SAF 혼합 의무화, 얼라이언스 출범 효과
업계 “글로벌 경쟁 위해 지원 서둘러야”

입력 : 2025-09-23 오후 3:32:25
[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정부의 지속가능항공유(SAF) 혼합 의무화 로드맵 발표에 따라 항공업계가 사용 확대에 나서자, 정유업계도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유사 입장에서는 확실한 수요처 확보로 생산 확대와 수출 가능성까지 열리기 때문입니다. 다만 글로벌 경쟁사 대비 생산능력이 부족한 만큼 정부의 신속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들이 22일 HD현대오일뱅크 SAF를 생산하는 수첨분해공정(MHC, Mild Hydrocracker)에서 대한항공 국제선 SAF 공급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HD현대오일뱅크)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국내에서 생산한 SAF 사용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인천-고베 노선에는 HD현대오일뱅크, 김포-오사카 노선에는 GS칼텍스가 생산한 SAF를 공급합니다. 운항 횟수는 내년 연말까지 1년 4개월 동안 각각 90회, 26회로 예정돼 있습니다. 두 회사 모두 폐식용유(UCO)를 원료로 사용했으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국제항공 탄소 상쇄·감축제도(CORSIA) 인증을 받았습니다. 
 
대한항공의 이번 결정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SAF 혼합 의무화 계획과 맞물려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19일 2027년부터 국내 공항 국제선 항공유에 1% 이상 SAF 혼합을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제도 안착을 위해 국토교통부·산업통상자원부와 간사 기관인 한국교통안전공단·한국석유관리원, 항공·정유 업계를 대표하는 항공·석유협회가 참여하는 SAF 얼라이언스를 함께 출범시켰습니다. 
 
정부와 항공업계의 SAF 도입 추진에 정유업계는 환영의 뜻을 드러냈습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항공사 입장에서는 국산 SAF를 사용함으로써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마련할 수 있고, 정유사 입장에서는 확실한 수요처가 확보돼 생산 확대와 향후 수출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생산능력이 부족한 만큼 정부의 신속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미국, 유럽, 중국 등 전 세계에 SAF 생산 시설은 323곳에 달하지만, 국내에는 아직 한 곳도 없습니다. 자체 생산 시설 확충이 시급하지만, 올 상반기 대부분 적자를 기록한 정유사들은 신규 투자 여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은 전용 생산 시설이 없어 기존 설비에 곁들여 생산하다 보니 수율이 낮다. SAF 전용 설비 구축에 약 1조원이 소요되는 만큼 초기 투자 비용이 높고, 원료 가격 상승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업계가 향후 SAF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으려면 시설투자 보조금이나 생산 세액공제와 같은 실질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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