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애플에 이어 대만 TSMC에도 투자 또는 제조 파트너십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달 미국 정부가 인텔의 지분을 사들인 데 이어 민간기업들의 투자도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인텔 비전 2025’ 오프닝 키노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애플과 TSMC 등 주요 파트너들과 제조 협력과 투자 유치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WSJ는 “인텔의 이러한 노력이 이미 진행되고 있었는데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인텔 지분 인수 이후 가속화됐다”고 전했습니다.
WSJ은 “이런 소식이 인텔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도 “고객이 최첨단 칩에 요구하는 생산과 성능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지, 오랫동안 검토해온 제조 부문 분리를 어떻게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할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전날 블룸버그 통신도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과 인텔이 긴밀히 협력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소식통은 논의가 초기 단계로, 합의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인텔이 투자 및 파트너십을 위해 다른 기업들과도 접촉해왔다고 전했습니다.
인텔은 세계 반도체 절대 강자였지만 AMD 등 경쟁사에 밀려 주도권을 내준 상태입니다. 이에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는 인텔의 지분 9.9%에 해당하는 신규 보통주를 89억달러(약 12조5000억원)에 매입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인텔 주식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를 취득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하면서 민간투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어 이달 초에는 엔비디아가 인텔에 50억달러(약 7조원)를 투자해 지분 약 4%를 보유하고, 공동 칩 개발 등 기술도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인텔 중앙처리장치(CPU)의 매우 큰 고객이 될 것”이라며 “엔비디아는 인텔 칩에 그래픽처리장치(GPU) 칩렛을 공급하는 대규모 공급업체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