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보험업계, 예실차 '쇼크'…내년 상반기까지 '먹구름'

보험금 예실차 마이너스 금액 확대…보험손익 부진 불가피
자동차보험 손익 다운사이클 탓에 손해보험사 더 어려워

입력 : 2025-10-24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2일 18:1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보험업계가 올해 3분기에도 실적부진이 예고됐다. 예실차 악화로 보험손익 감소가 예상돼서다.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예실차 악화 폭을 방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손해보험 업권의 경우 자동차보험 손해율 하락까지 겹쳐서 더욱 어려운 처지다.
 
보험금 예실차, 마이너스 전환하거나 적자 폭 확대 예상
 
22일 보험·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주요 상장 보험사는 지난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당기손익이 저하됐을 것으로 평가된다. 영업이익을 구성하는 보험손익과 투자손익 가운데 보험손익이 계속 부진할 것으로 보여서다.
 
보험손익은 본업인 보험영업을 통해 얻는 이익이다. 보험계약마진(CSM) 상각액과 위험조정(RA) 변동, 예실차, 기타 등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예실차는 보험사가 내부 경험통계에 따라 미리 예상한 금액과 실제 발생한 금액의 차이다. 보험금 예실차와 사업비 예실차 두 가지 항목이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보험금 예실차다. 보험사가 추정한 보험금보다 실제 빠져나간 금액이 훨씬 크게 잡히고 있다. 손해보험사 네 곳(삼성화재(000810), DB손해보험(005830), 현대해상(001450), 메리츠화재)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5314억원이었던 보험금 예실차가 올 상반기 –1723억원으로 저하된 바 있다.
 
실제보험금의 증가는 보험영업 포트폴리오 중에서도 특히 장기보험에서 비롯된다. 경상적인 요인으로 생명보험사는 공격적인 건강보험 영업에 따른 위험노출액(익스포저) 확대가 있다. 손해보험사는 어린이보험 등 실손의료보험 손실 확대, 간병인보험 특약 한도 증액으로 인한 손해율 상승 등이 주요하게 거론된다.
 
특별 요인으로는 의료 시스템 정상화가 있다. 그동안 의료파업(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대하며 진료 거부) 영향으로 진료 공백이 발생, 보험금 청구 역시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는데 이 부분이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업계 전반적으로 예실차 악화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003530)과 신한투자증권 등 리서치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000370) 등 주요 손해보험사는 3분기에 예실차가 마이너스(-)로 전환하거나 적자 폭이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 결과 보험손익은 17%~30% 떨어질 수 있는 것으로 언급된다.
 
주요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032830)한화생명(088350)도 예실차가 악화될 것으로 보이며, 보험손익 감소 영향은 17%~49% 정도로 추정된다.
 
예실차 악화 내년까지…손보사 자동차보험도 ‘다운 사이클’
 
예실차 악화 흐름은 단기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올해 3분기 내내 같은 흐름을 나타내는 가운데, 추세적으로는 4분기를 넘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IB토마토>에 “보험금 예실차는 악화되는 구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면서 “그동안 보험사들이 손해율 높은 생존 담보를 많이 판매했는데, 특히 2023년 이후 많이 증가한 신상품에서 보험금 청구 금액이 늘어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손해보험 업권은 장기보험 예실차뿐만 아니라 자동차보험 실적이 부진해 보험손익 방어가 더 어려운 상황이다. 자동차보험은 높은 손해율 탓에 적자 사업으로 꼽히는데, 코로나19 시기에는 교통량 감소로 실적 호조를 보였던 바 있다.
 
올해는 본격적인 다운 사이클 국면에 접어든 상태다. 코로나19 효과가 사라진 가운데 지난 4년간 자동차보험료 요율을 계속 인하해 왔고, 자동차 정비수가는 반대로 인상돼 왔기 때문이다.
 
손해보험사 상위권 네 곳(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기준 지난 9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4.1%까지 치솟은 것으로 확인된다. 3분기 자동차보험 손익은 보험사 개별적으로 300억원~480억원 범위에서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보험 역시 내년 하반기 들어서야 개선될 것으로 언급된다.
 
손해보험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앞으로 더 나빠지는 흐름”이라며 “본래 적자 사업이라고는 해도 고객 저변과 접점 확대 등 다른 시너지를 통해 상쇄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러한 효과마저 희미해졌고 현재는 손실을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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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양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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