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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7일 17:2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카카오(035720)가 김범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의 1심 무죄 판결로 장기간 이어진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며 인공지능(AI) 중심 체질 전환에 순풍을 달게 됐다. 최근 카카오톡 개편 실패로 흔들린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국민연금이 최근 카카오 지분을 꾸준히 늘리며 주요 주주로서 힘을 싣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AI 전환’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쏠린다.
(사진=카카오)
국민연금, 올해만 2번 지분 매입…오너 리스크 해소와 함께 신뢰 회복 국면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올해 카카오 주식을 2.05%(900만3016주) 늘리면서 7.41%까지 지분을 확보했다. 보유 목적은 단순투자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보유 지분율을 소폭 줄였으나 올해 들어 2차례 지분 매입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의 AI 대규모 투자 사업에 대해 긍정적 반응이 나오는데 이어 경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지분 투자를 늘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창업주인 김범수 전 의장의 1심 무죄 판결이 카카오의 향후 성장성에 큰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김 창업자에게 15년을 구형하며 기소했으나 법원은 혐의 없음으로 판결을 내렸다.
김범수 창업주는 이날 판결 이후 "그동안 카카오에 드리워진 주가조작과 시세조종이라는 그늘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라며 입장을 내놨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김범수 창업자의 무죄 선고로 카카오는 시장 신뢰 바닥을 통과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무죄 판결로 카카오는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오너 리스크에서 벗어나 침체된 내부 분위기를 반전시킬 계기를 마련했다. 카카오그룹은 비주력 부문 매각과 계열사 통폐합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지만, 잇단 사법 이슈로 인해 적극적인 투자나 시장 대응 측면에서 네이버(
NAVER(035420)) 등 경쟁사에 비해 한발 늦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최근 15년 만에 단행한 카카오톡 친구탭 개편 과정이 결과적으로 실패로 돌아가면서 상황을 더욱 악화일로를 걸었다. 이로 인해 사용자 불만이 폭주하면서 플랫폼 신뢰가 흔들렸고 주가 역시 하락세를 보이는 등 기업 위상이 일시적으로 위축된 바 있다.
카카오 측은 <IB토마토>에 "2년 8개월간 이어진 수사와 재판으로 카카오 그룹은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라며 "특히 급격한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기 힘들었다”고 언급했다.
AI 사업 본격화…남양주 AI 데이터센터에 6000억원 투자
카카오는 데이터센터 완공과 인공지능(AI) 서비스 출시에 사활을 걸 예정이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 3분기 연결 매출은 2조236억원으로 전년대비 비슷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5.51% 오른 1638억원으로 예상된다. AI·데이터 기반 신규 사업의 실적 반영은 내년부터 본격화된다는 설명이다.
(출처=카카오)
특히 최근에는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이 향후 40년 동안 763억원의 직접 편익과 약 3조원 규모의 생산·부가가치·고용 유발 효과를 내용을 담은 자체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AI 데이터센터 사업 효과를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2023년 준공된 이 시설은 카카오의 첫 자체 데이터센터로, AI 인프라 확대의 기반이 되고 있다. 동시에 회사는 경기 남양주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에 두번째 자체 데이터센터 설립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6000억원을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신종환 카카오 재무성과리더는 “데이터센터는 카카오의 서비스 안정성과 AI 대중화를 위한 핵심 기반”이라며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국가 경제와 지역사회 상생 모델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광고 정책 혼선과 톡 개편 실패로 인한 수익성 둔화는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지난달 개편된 톡탭에서 신규 광고 지면을 확대했지만 이용자 반응이 저조해 일부 기능이 롤백됐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톡의 핵심은 9월 앱 개편이 아닌 10월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AI 서비스 도입에 있다”면서 “이달 말 Chat GPT 서비스가 도입이 되고, 11월에는 AI 에이전트 기능이 출시되면서 결국 신규 구독, 검색 광고 등에서 매출 회복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