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철강 사업 재편 본격 시동…K-철강 위기 ‘본격화’

감산 효과로 단기 반등…장기적으로 역풍 우려
중, 지난 3월부터 구조조정 시작…가속화 전망

입력 : 2025-10-29 오전 11:04:27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중국이 자국 철강산업의 구조조정에 본격 착수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에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번 조치로 중국의 철강 생산이 일시적으로 감축돼 단기적으로는 국내 철강사들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중국이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산업 전환을 선언한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이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지난 24일 ‘철강산업 용량 교체 이행 방안(초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앞서 23일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제15차 5개년 계획 건의안’이 공개된 데 따른 후속 조치입니다. 
 
4중전회 공보에 따르면 ‘고품질 발전’과 ‘첨단(신질) 생산력 육성’이 명시됐으며, △현대화 산업체계 구축 △과학기술 자립 자강 △내수 확대 △고수준의 대외 개방 등이 중점 과제로 제시됐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중국 내 철강업체들은 앞으로 생산시설을 교체할 때 기존 생산능력의 약 3분의 1을 감축해야 하며, 생산능력을 유지하려면 수소환원제철이나 전기로 등 녹색 철강 설비로 교체해야 합니다. 또 2027년부터는 철강 기업 간 생산능력 거래가 전면 금지됩니다. 기존에는 각 제철소가 할당된 생산량보다 적게 생산했을 경우 남은 쿼터를 타사에 거래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이를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을 추진해야 합니다. 
 
이번 중국 정부의 조치로 현지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이 한층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미 중국 정부는 올해 들어 감산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습니다.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는 감산 및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7월 중앙정치국 회의에서는 공급 과잉 해소와 무질서한 경쟁 관리를 핵심 과제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9월 중국의 조강(쇳물) 생산량은 7350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에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중국 정부의 감산 압박으로 공급 과잉이 완화되면서, 국내 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이 철강 산업의 ‘고급화’를 공식화한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철강업계의 주력인 자동차강판·특수강 등 고부가 제품군이 중국에 추격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K-스틸법’과 정부가 다음 달 초 발표할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종합대책’ 등을 통해, 중국 철강업계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스페셜티 등 고부가 철강 제품의 고급화를 본격화한다면, 머지않아 기술 격차가 빠르게 좁혀질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 정부가 자국 철강업계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만큼, 우리도 K-스틸법 등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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