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Z 폴드7의 흥행으로 폴더블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입증한 가운데, 중국 제조사들의 공세가 한층 거세지고 있습니다. 더 얇고 강력한 성능의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저변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기술력에서 업계 선두를 달리는 삼성전자도 시장 주도권 지키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중 간 혁신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지난달 28일 경북 경주시 엑스포공원 에어돔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부대행사 K-테크 쇼케이스에서 삼성전자 트라이폴드폰이 전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국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은 연이어 폴더블폰 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있습니다. 3일 해외 IT 전문 매체 폰아레나에 따르면, 오포는 내년 상반기 초슬림 폴더블폰 ‘파인드 N6’ 출시를 준비 중입니다. 올해 7월 ‘매직 V5’를 출시한 아너, 하반기 ‘메이트 X7’을 선보일 예정인 화웨이에 이어, 내년 초 또 한 번의 신제품이 나오는 셈입니다.
성능이 개선된 점도 특징적입니다. 오포는 올해 초 ‘파인드 N5’를 출시하며 접었을 때 8.93㎜, 펼쳤을 때 4.21㎜ 두께로 당시 세계에서 가장 얇은 폴더블폰을 선보였습니다. 차기작은 이보다 더 얇아질 것으로 관측되며, 퀄컴의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탑재하면서 성능도 끌어올릴 전망입니다.
중국의 폴더블 기술 혁신은 오포에 그치지 않습니다. 삼성전자보다 먼저 트라이폴드폰을 선보인 화웨이는 지난 9월 2세대 ‘메이트 XTs’를 내놓으며 내구성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개선했습니다. 전작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보완해 고객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입니다.
중국 기업들은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폴더블폰 시장에서 성공해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폴더블 시장의 57%가 중국 시장이었으며, 화웨이가 전세계 폴더블폰 시장 1위를 차지했습니다. 내수시장에서의 높은 점유율에 기반해 얻은 성과로 풀이됩니다.
일부 중국 브랜드는 해외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습니다. 모토로라는 지난 4월 출시한 ‘레이저60’으로 북미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베이스트리트리서치에 따르면, 1~7월 미국 플립형 폴더블폰 시장에서 모토로라의 점유율은 78.0%로, 삼성전자(22.0%)를 크게 앞질렀습니다.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군과 초격차 전략으로 대응할 방침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폴더블은 폼팩터 혁신을 지속해 제품 라인업을 보강하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고객층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제품 구성을 늘리면서 내년도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는 갤럭시G 폴드(트라이폴드), XR 헤드셋을 출시한 데 이어 내년을 목표로 스마트글래스를 준비하는 등 제품 라인업을 보강하고 있다”며 “기존 스마트폰에서 벗어나 영역을 확장하려는 시도”라고 진단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