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윤석열씨가 지난해 10월1일 국군의날 행사 뒤 만찬 자리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습니다. 증언을 한 건 12·3 계엄 당시 국회 진입 작전을 수행한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입니다. 곽 전 사령관의 진술이 공개되자, 한 전 대표는 "참담하고 비통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한 전 대표가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 수사와 관련해 내란특검에 출석할 가능성은 낮은 걸로 전망됩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8월11일 오후 광주 서구 홀리데이인호텔에서 김화진 국힘 전남도당위원장 취임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씨의 내란·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곽 전 사령관은 "(윤석열씨가) 한동훈 (전 대표) 하고 일부 정치인들을 호명하면서 '당신(윤석열)이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했다'"라고 진술했습니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10월1일 국군의날 행사 뒤 윤씨와 군 관계자들이 함께한 만찬 자리에서 이런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곽 전 사령관의 증언은 내란특검 수사 단계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던 내용입니다. 그는 "검찰에서는 하지 못했던 부분을 이제 이야기한다"며 법정에서 처음으로 이 발언을 공개했습니다. 12·3 계엄에 따른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내란혐의 재판 등에서 윤씨가 특정 인물을 지목해 '제거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증언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윤씨 측 변호인단은 즉각 곽 전 사령관의 증언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그간 곽 전 사령관의 진술은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반박했습니다. 
 
한 전 대표는 곽 전 사령관의 증언이 전해진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해) 10월1일 무렵은 제가 여당 대표로서 당과 정부의 성공을 위해 윤씨에게 의료사태 해결, 김건희씨 비선에 대한 단속, 김씨에 대한 민심을 반영한 특별감찰관 임명을 비공개로 요청하고 있을 때였다"며 "참담하고 비통하다"는 심경을 전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전 대표가 1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 사건 관련 공판 전 증인신문에 출석할지는 미지수입니다. 
 
현재 내란특검은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이 선포됐을 당시 국회가 계엄 해제 결의안 표결을 의결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의 의사결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추경호 당시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소집했다가 의총 장소를 당사→국회→당사 순으로 세 차례 번복하면서 자당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했고, 결과적으로 계엄에 동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원내 지도부와 의원총회 운영, 계엄 해제안 의결 참여 여부를 조율한 핵심 인물로 꼽힙니다. 이에 법원은 지난 9월23일, 10월2일, 10월23일 3차에 걸쳐 한 전 대표에 대한 증인신문 기일을 열었지만 그는 모두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한 전 대표에게 네 차례의 증인 소환장을 보냈지만 모두 '폐문부재'로 반송됐습니다. 애초 한 전 대표는 공판 전 증인신문 출석에 응할 의무가 없습니다. 이런 탓에 10일 열릴 증인신문 역시 한 전 대표의 참석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