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다니 돌풍 이면에 '반트럼프'…'중간선거→대선'까지 위협

행정부 강경 국정운영 원인…민주, 분열 극복이 과제

입력 : 2025-11-07 오후 5:38:16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미국 미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잇달아 승리했습니다. 특히 진보 성향·무슬림 출신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의 돌풍에는 '반트럼프' 정서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고물가·빈부격차 등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실책이 민심에 반영된 결과인 셈입니다. 이번 패배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와 다음 대선에서 위협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민주당도 승리를 이어가기 위해 내부 분열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공화당 집권 1년 만에 '빨간불'
 
7일(현지시간) <AP>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지방선거에서 뉴욕·뉴저지·버지니아 주지사 선거 등에서 민주당이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이번 지방선거는 중간선거를 1년 앞두고 치러졌는데요. 트럼프 행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갖습니다. 맘다니 당선인은 정치 거물 앤드루 쿠오모를 꺾고 당선을 확정 지었습니다. 그는 5일 인수위원회 명단을 발표하며 "뉴욕 주민의 삶을 개선하는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버지니아주에서는 애비게일 스팬버거 민주당 하원의원이 윈섬 얼시어스 공화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습니다. 뉴저지주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마이키 셰릴 연방 하원의원이 이겼습니다. 뉴저지주는 지난 60대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이 간신히 사수한 곳입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 민주당 지지세를 회복한 것으로 보입니다. 뉴저지와 버지니아는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선거에서 더 우세를 지켜온 지역입니다.  
 
이번 지방선거의 민주당 압승 배경엔 '반트럼프' 정서가 반영됐다고 분석됩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경제·주거·치안·교육·인프라 개선 등 주민 생활에 직접 연계된 의제를 집중적으로 내세웠습니다. 물가·주거·치안 공약은 민주당 후보 대부분이 내세웠습니다. 민주당은 정당을 가리지 않는 포용 정책 등 사회적 가치를 강조한 공약도 제시했습니다. 미국 내 젊은 층과 도시 거주자의 진보 성향이 강화된 것도 승리 요인으로 평가받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지 1년 만에 강경한 국정 운영을 해온 부분도 이번 선거 패배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미국 내 극심한 빈부격차와 고물가·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등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반감이 표출된 것으로 해석되는데요.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지방선거 이후 자신을 향한 책임론에 거리를 뒀습니다. 그는 "공화당이 이번 선거에서 패배한 두 가지 이유는 내가 출마하지 않았고, 연방정부 셧다운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공화당은 지방선거 패배로 중간선거와 2028년 대선까지 '빨간불'이 켜졌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민심의 경고가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내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를 가져가면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예산 승인과 관세 등 주요 정책 추진 제동이 불가피합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은 '미국 우선주의' 기조에 따라 강력한 보호무역과 규제 완화, 강경한 국내 치안 유지가 대표적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당시 공화당 대선후보)이 지난 2023년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선거운동이 열리는 한 호텔에 도착해 군중을 향해 몸짓을 취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격전지와 '민심'이 변수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넘어 중간선거 승리까지 바라보고 있습니다. 켄 마틴 민주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은 4일 "민주당이 돌아왔고 우리는 승리하고 있다"며 "중간선거로 가는 동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간선거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이 격전지로 분류되는 지역은 미시간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 등입니다. 미시간주는 대표적인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인데요. 이곳에선 민주당이 중도층과 노동자 표심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입니다. 특히 미시간주는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공화당에 패배한 지역입니다. 민주당 입장에선 탈환이 필수적입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는 도시와 교외에서는 민주당이 우세한 편이지만, 농촌 지역의 보수층 인구가 여전히 우위를 차지하고 있어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됩니다. 미 남부의 전통적 경합주로, 지난 대선에서는 공화당이 승리했지만 민주당과의 격차가 크지 않아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정치 지형이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두 주 모두 유권자 구성과 지역별 지지세 변화가 중간선거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됩니다. 
 
다만 내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최근 10년간 민주당이 미국 의회 상·하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한 시기는 지난 2020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임기 때가 유일합니다. 민주당은 현재 중도 성향과 진보 성향의 세 다툼이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교육·주거 정책 등 일부 핵심 현안을 두고 중도와 진보 세력 간 입장 차이가 여전히 뚜렷합니다. 이 때문에 내년 중간선거와 2028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내부 분열을 극복하고 민심을 결집할 수 있을지가 승패를 가르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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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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