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한항공, 아시아나와 첫 전직원 설문…‘통합 한 발짝 더’

10일 설문조사 인트라넷에 공지
양사 전 직원 대상으로 첫 ‘설문’

입력 : 2025-11-10 오전 10:44:19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과의 통합 항공사 출범을 1년 앞두고 전 직원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합니다. 두 조직의 문화 차이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향후 통합 과정에서의 갈등 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한 첫 공식 행보로 풀이됩니다. 특히 양사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이번이 처음으로, 항공업계에는 이를 통합 준비가 본격화되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10일 오전 자사와 아시아나항공 인트라넷에 '하나이 항공사'로 본격 출범하기에 앞서 전 임직원 의견을 수렴하는 설문조사를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사진=독자 제공)
 
10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대한항공은 이날 오전 인트라넷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하나의 항공사’로 본격 출범하기에 앞서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자 설문조사를 실시한다”고 공지했습니다. 조사 대상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전 임직원이며, 설문은 오는 12일부터 25일까지 2주간 진행됩니다. 
 
설문 항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문화 통합’을 염두에 둔 문항이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조직문화는 기업 출신 배경, 의사결정 구조, 내부 커뮤니케이션 방식 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여왔습니다. 대한항공이 상명하복 중심의 보수적 문화가 대체적인 반면, 아시아나는 상대적으로 유연한 조직 운영을 해왔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특히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아시아나 보직자들이 그대로 대한항공으로 오게 되면서 우리(대한항공) 보직자들이 밀린다”, “인턴 기간이 달라 승진 시점이 불공평하다” 등 통합에 따른 불이익을 호소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일부 대한항공 직원들은 “망한 아시아나와 왜 합치나”는 식의 비판을 내놓고도 있습니다. 
 
더욱이 내부에서는 보직과 승격 문제와 함께, 통합 이후 인사 체계가 어떻게 조정될지에 대한 불안감도 적지 않습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설문조사는 양사 통합 준비 과정의 일환으로 많은 임직원들의 의견 청취 및 객관적인 현황 파악  목적”이라며 “인사 관련된 내용은 현재 시점에 정해진바 전혀 없고, 계속 통합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번 설문은 그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인식을 폭넓게 반영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됩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올 1월 아시아나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조직과 시스템을 하나로 만드는 물리적 준비뿐 아니라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화합의 기반이 필요하다”며 “변화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이번 설문 결과를 토대로 양사 직원 간 인식 격차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부서별 통합 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직 통합은 단순히 시스템을 합치는 것뿐 아니라, 일하는 방식과 가치관을 맞추는 과정”이라며 “이번 설문은 그런 점에서 두 항공사가 ‘하나의 대한항공’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 단추를 끼우는 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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