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지는 ESS 2차 입찰, ‘안전성 확보’가 최대 변수로

1조원대 규모 2차 입찰 시한 지나
국정자원 여파…설비 안전성 보강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 ‘재개’

입력 : 2025-11-10 오후 2:53:34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당초 지난달 말로 예정됐던 1조원 규모의 제2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이 시한을 넘기며 지연되고 있습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여파로 전력거래소가 사업평가 항목에서 ‘안전성 확보’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번 입찰의 최대 변수로 ‘화재 위험 관리’가 떠올랐습니다. 
지난 10월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현장에 설치된 외부 냉각 침수조의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화학작용으로 인한 기포가 올라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당초 10월 말께 공고할 예정이었던 2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 일정을 연기했습니다. 업계는 빠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공고가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연 배경에는 평가 기준 조정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전력거래소는 ESS 사업자 평가에서 비가격 항목에서 화재 및 설비 안전성 지표를 보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는 최근 국정자원 화재 여파로 전력 인프라의 안전 관리 중요성이 커지는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됩니다.
 
현재 ESS 중앙계약시장 사업평가는 ‘비가격 지표’와 ‘가격 지표’로 나뉩니다. 비가격 항목에는 산업·경제 기여도, 화재·설비 안전성, 주민 수용성 및 사업 준비도 등이 포함됩니다. 1차 사업평가 배점에서는 비가격 지표 비중이 40%였지만, 2차에서는 50%로 확대됩니다. 이에 따라 안전성 평가가 실제 수주 성패를 좌우할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2차 입찰 규모는 총 540메가와트(MW)로 육지 500MW, 제주 40MW 구간에 충·방전 6시간 이상이 가능한 ESS 설비를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1조원대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주요 배터리 3사 간 수주 경쟁이 최고조에 달할 전망입니다.
 
앞서 1차 입찰에서는 삼성SDI가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를 앞세워 약 76%를 수주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약 24%의 수주를 따냈습니다. 2차 수주전을 앞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난징 공장에서 생산하던 LFP 배터리 일부를 오창공장의 ESS용 니켈·코발트·망간(NCM) 라인으로 전환해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SK온 역시 서산 공장 일부를 ESS용 LFP 생산라인으로 바꾸는 등 국내 ESS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1차 입찰 이후 ESS 안전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진 데다 국정자원 화재로 이러한 기류가 더욱 강화됐다”며 “2차 입찰에선 기술력과 더불어 안전성 확보 전략이 승패를 가를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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