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GS칼텍스, 여수 NCC 통합 컨설팅 착수…석화 구조조정 속도

양사 통합 시너지 분석 돌입
울산 산단도 컨설팅사 확정
대산, 다음주 최종안 제출

입력 : 2025-11-19 오후 2:14:40
[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LG화학과 GS칼텍스가 여수 석유화학단지 내 나프타분해설비(NCC)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 위해 외부 컨설팅사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울산산단에서 대한유화·SK지오센트릭·에쓰오일이 NCC 통폐합 검토를 위해 컨설팅을 진행 중인 데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대산 NCC 통폐합 안이 다음주 중 정부에 제출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업계 재편 움직임이 한층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연말까지 사업재편안을 제출하도록 요구한 만큼, 석유화학 업계 전체의 구조조정 속도도 빨라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전남 여수산업단지. (사진=전라남도)
 
19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GS칼텍스는 최근 외부 컨설팅사를 선정하고, 설비 통폐합과 공정 최적화를 통한 비용 절감 효과, 원가 구조 개선, 생산 효율 향상 등을 분석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LG화학이 GS칼텍스에 여수 NCC를 매각하고 합작사를 설립해 통합 운영하자는 방안을 제안한 뒤 후속 논의가 지지부진하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양사 간 논의가 꾸준히 이어져온 것으로 보입니다.
 
여수산단은 LG화학, 롯데케미칼, 여천NCC, GS칼텍스 등 대형 NCC 업체들이 밀집해 있어 이해관계 조율이 쉽지 않은 곳으로, 국내 석유화학 재편 지역 중에서도 난도가 높은 지역으로 꼽힙니다. 롯데케미칼과 여천NCC 간 통합 논의 역시 진행되고 있으나, 여천NCC 공동 주주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 간 이해관계 조율이 먼저 이뤄져야 하는 상황입니다.
 
반면 LG화학과 GS칼텍스는 여수 산단 내 공장 위치가 가깝고, 과거 LG칼텍스에서 출발한 한 뿌리인 만큼 원재료 공급 협력이 이미 상당 부분 구축돼 통합이 비교적 수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울산에서도 재편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SK지오센트릭·대한유화·에쓰오일은 지난 9월 말 ‘울산 석화단지 사업 재편을 위한 업무협약(LOI)’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 외부 컨설팅사를 확정하고 본격적인 전략 수립에 나선 상황입니다. 
 
충남 서산시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롯데케미칼의 석유화학 설비. (사진=롯데케미칼)
 
석유화학 기업 사업재편 1호 사례는 대산 단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사업 재편 최종안은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상장사인 롯데케미칼은 다음주 중에 이사회를 열어 사업재편안을 최종 승인할 예정입니다. 양사는 이를 다음주 중 정부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이처럼 재편 소식이 잇따르면서, 정부가 제시한 연말 시한에 맞춰 구조조정 작업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8월 정부와 업계는 공급과잉 상태인 국내 NCC 생산능력 1470만톤 가운데 18~25%(270만~370만톤)를 감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지금이 마지막 기회로, 연말까지가 골든타임”이라며 “업계가 이번 골든타임을 허비한다면 정부와 채권금융기관도 조력자로만 남기는 힘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재편을 선제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장과 기업에 대해서는 신속한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요 업스트림(원유·천연가스에서 기초 원료를 생산하는 공정) 부문의 실적이 작년보다도 더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대로 낮은 수준인데도 석유화학 기업들이 이익을 내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공급과잉이 심각하다는 뜻”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동안 기업들도 ‘버텨보자’는 기조였다면, 이제는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분위기로 바뀌면서 구조조정 논의도 속도가 붙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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