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프라임] 장동혁 덮치는 '김옥균 프로젝트'

[최신형의 정치인사이드] 마이웨이 고집하다 '고립무원'…'불명예 퇴진'은 시간문제

입력 : 2025-12-10 오후 6:00:00
 
장동혁(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및 이재명 정권 독재악법 국민고발회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조선 말기 급진개화파 김옥균(1851~1894)의 삼일천하를 빗댄 일명 '김옥균 프로젝트'. 애초 친윤(친윤석열)계의 한동훈(전 국민의힘 대표) 축출 시나리오 한 축. 극우 동맹으로 당권을 거머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당원 게시판' 논란을 꺼낸 것도 같은 이유. 
 
하지만 김옥균 프로젝트의 난데없는 '180도 방향' 전환. 한동훈 전 대표는커녕 장 대표를 둘러쌌다. 일명 '장동혁호 붕괴' 시나리오. 변곡점은 반년가량 남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6·3 지방선거).
 
변수는 '장동혁' 그 자체
 
트리거는 장동혁 리더십. 골든타임은 불과 두 달. 내년 1월까지 '지방선거 필승론' 플랜을 선보이지 못한다면, 남은 것은 단 하나. 장동혁 퇴진. 10일 현재 기준, 판이 바뀔 가능성은 제로(0). 
 
처음부터 그랬다. 초반부터 위험한 질주를 시도했다. '정치 자본'이 전무한 1.5선의 제1야당 대표 전략은 '기승전·극우' 동맹. 전한길(전 한국사 강사)을 앞세워 본인의 약한 고리를 숨기는 데 급급했다. 상징 자본조차 바닥을 드러내자, 극우 동맹에 대한 의존도는 한층 커졌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넘어 '삐뚤어진 정치'의 민낯. 극우 아스팔트 뒤에 숨은 내란 우두머리(수괴) 윤석열 판박이. 
 
장 대표 역시 영웅놀이에 심취했다. 무속인 노상원(전 정보사령관)과 '비상계엄'을 짠 윤석열 만행 데자뷔 아닌가.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통해 '김건희 왕국'을 꿈꿨다면, 장 대표는 '극우 동맹→야당 대표→지방선거 승리→차기 대권'으로 이어지는 판타지를 그렸으리라. 그야말로 망상에 빠진 극우 동일체.
 
그러자 손절이 시작됐다. 친윤계도 비윤(비윤석열)계도 소장파도 '장동혁 손절'에 들어갔다. 일명 '장동혁 붕괴' 시나리오 가동. 가장 파급력 큰 것은 최고위원 사퇴를 통한 지도부 와해다. 
 
최고위 사퇴부터 퇴진 연판장까지 
 
전한길 전 한국사 강사가 지난 8일1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특검의 당원 명부 압수수색 시도를 규탄하는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김문수 당대표 후보와 대화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의 요건은 '선출직 최고위원 4명 이상' 사퇴다. 현재 국민의힘 선출직 최고위원 구도는 '반탄 3(신동욱·김재원·김민수) 대 찬탄(우재준·양향자) 2'로 탄핵 반대파 우위. 반탄 3명 중 신동욱 최고위원은 서울시장, 김재원 최고위원은 대구시장, 김민수 최고위원은 성남시장 후보자로 각각 거론된다. 민주당과는 달리,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지방선거 출마자의 '당직 사퇴' 시한이 없는 것은 그나마 천만다행.
 
반탄 최고위원 3명이 지방선거에 불출마해도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일명 퇴진 연판장.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107명 현역 의원 중 과반이 장동혁 퇴진을 위한 연판장에 서명한다면, 제아무리 전한길과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목사)을 앞세워도 버텨낼 재간은 없다.
 
물꼬는 트였다. '원조 친윤'인 윤한홍 의원은 지난 6일 장 대표 면전에서 "골수 지지층의 손가락질을 다 벗어던지고 계엄 굴레에서 벗어나자"며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비판하는 꼴이니 우리가 아무리 이재명정부 비판해도 국민들 마음에 다가가지 못한다"고 했다. 비상계엄 1년을 맞은 지난 3일 '윤석열 절연' 연판장에 서명한 의원은 소장파 포함, 총 25명에 달한다. 개별 의원들의 사과까지 합치면, 107명 중 과반이 '반장동혁'인 셈이다. 
 
장동혁호 붕괴가 현실화해도 갈 길은 멀다. 핵심은 극우 판타지에 사로잡힌 '병리적 증상' 해소. 이 치명적 질병의 명약은 역시 '사람'이다. 자체 토양에서 키운 훈련된 정치인이 국민의힘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도 '반문재인 프레임'만을 앞세워 별의 순간을 잡는 '정치 뜨내기' 아니었나. 
 
보수의 망조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유승민 죽이기' 이후 본격화됐다. 후계자를 못 키운 이명박(MB) 전 대통령은 보수 폭망 시대를 열어젖혔다. 윤석열정부 땐 공동정부를 만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당내 경선 때마다 비윤(비윤석열)계 죽이기를 단행했다. 그 빈자리를 꿰차고 들어온 게 전한길·전광훈 극우 세력. 전한길·전광훈 부류의 활개는 역설적으로 국민의힘 정당 기능 상실을 의미.
 
김옥균 프로젝트가 장 대표를 덮치려는 사이, 친윤계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국회의원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장 대표의 만류도 통하지 않았다. 가까운 미래에 벌어질 야당발 김옥균 프로젝트의 복선. 장동혁호 붕괴는 시작됐다. 
 
최신형 정치정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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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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