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현대로템이 페루에 K2 전차 54대와 K808 차륜형장갑차 141대 등 총 195대를 수출하기로 했습니다.

 

현대로템은 지난 9일(현지시각) 페루 리마에서 페루 육군 및 페루 육군 조병창(FAME S.A.C.)과 ‘K2 전차와 K808 차륜형장갑차 공급을 위한 총괄합의서’를 체결했다고 10일 밝혔습니다. 향후 이행계약이 체결되면 K2 전차 54대와 K808 차륜형장갑차 141대를 페루에 공급하게 됩니다.

 

페루 정부는 최근 국가안보 강화와 국방 기술 현대화를 핵심 정책으로 추진 중이며, 이번 사업도 육군 지상전력 업그레이드 전략의 주요 축으로 꼽힙니다. 총괄합의서에는 지난해 맺은 지상장비 협력 협약에 이어 품목·물량·예산 등 핵심 조건이 구체화됐으며, 실제 사업 착수를 위한 후속 이행계약이 조속히 마련될 전망입니다.

 

현대로템은 단순한 장비 공급을 넘어 페루 방산 생태계 구축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입니다. 현지 조립공장 설립과 일부 생산 공정의 현지화를 추진해 페루 산업 기반 조성에 힘을 보태고, 장비 획득·운용에 필요한 교육훈련 및 군수지원도 폭넓게 제공할 방침입니다. 이를 통해 페루가 중남미 방산 허브로 성장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이번 계약이 최종 이행되면 국산 전차의 중남미 첫 수출이 이뤄지며, 완성품 기준으로는 폴란드에 이은 두 번째 해외 수출 기록이 됩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6000만달러 규모의 K808 장갑차 30대 공급 계약으로 페루 시장에 처음 진출한 데 이어, 이번 합의로 후속 장갑차 물량과 전차 수주까지 동시에 앞둔 상황입니다.

 

이번 성과는 ‘APEC 2025 KOREA’를 계기로 정부가 추진한 정상외교 및 민간 포럼에서의 K-방산 홍보 효과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진 첫 사례로 평가됩니다. 방산 수출은 국가 간 협력이 핵심인 만큼, 정부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페루와의 협의를 조율하고, 국방부·외교부·방위사업청 등도 장비 경쟁력 홍보와 협상 장애 요인 해소에 나서며 힘을 보탰습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정부와 관계기관의 지속적인 지원 덕분에 K-방산의 또 다른 획을 긋는 총괄합의서를 체결할 수 있었다”며 “국내 유일 전차 생산 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 개척에 매진해 방산 4대 강국 도약에 기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