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보해양조, 평가손실만 150억대…재고 리스크 수면 위로

회전율 1.77회로 동종업계 대비 낮은 편
299억원 중 평가손실 150억원 기록 눈길
복분자주 판매 호조로 실적 지표 개선 중

입력 : 2025-12-16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1일 15:4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지역 주류회사 보해양조(000890)의 재고 관리 대안이 시험대에 올랐다. 3분기 실적이 상승했지만, 제품이 얼마나 빠르게 현금으로 전환되는지 나타내는 재고자산회전율이 업계 대비 낮은 수준을 기록해서다. 다만 보해 복분자주 호조로 영업현금이 지난해 동기 대비 증가했음에도, 투자현금이 크게 빠져나가 현금 유동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고자산의 효율적 운용이 관건으로 보인다.
 
(사진=보해양조 홈페이지)
 
재고자산회전율 적정 '이하'…평가손실도 150억원대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보해양조의 올해 3분기 재고자산회전율은 1.77회로 나타났다. 재고자산회전율은 제품이 얼마나 빠르게 판매돼 재고가 현금으로 전환되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보통 4회 미만이면 재고과잉 상태로 해석된다. 지난해 3분기의 경우 1.92회를 기록했다.
 
회사의 재고자산회전율은 동종업계 대비 낮은 수준이다. 같은 지역주류회사 무학(033920)의 경우 올해 3분기 기준 재고자산회전율은 6.46으로 나타났다. 주류 제조업체의 재고자산은 높게 형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증류, 숙성, 병입 등 공정 과정이 길고, 병, 뚜껑 등 포장재도 함께 쌓여서다.
 
특히 보해양조처럼 일정 범위를 넘어 재고가 누적될 경우 평가손실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보해양조의 재고자산 내역을 살펴보면, 올해 3분기 재고자산은 총 299억원으로, 지난해 말(221억원) 대비 약 35.29% 증가했다. 재고자산평가손실은 지난해말 154억원, 올해 3분기 152억원으로 비슷한 규모다.
 
그중 원재료와 재공품 재고가 각각 169억원, 61억원으로 전체 재고의 과반을 차지한다. 평가손실은 재공품 항목이 14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부재료에서는 4억원이 반영됐다.
 
재공품 재고 평가손실이 높다는 것은 생산능력 부족과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가동률이 낮으면 생산 효율이 떨어지고, 미완성 제품이 쌓이기 때문이다. 현재 보해양조 3분기 평균가동률은 최대 60%대를 기록하고 있다. 판매 확대로 실적이 성장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재고자산이 원재료와 재공품에 머물러 있는 상태인 셈이다.
 
이와 관련 보해양조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재공품은 대부분 매실원액과 관련 있다. 당사는 매실원액을 대량 확보해 프리미엄 제품 개발에 활용하기 위해 전략적 재고 운영을 지속 중이다. 하지만 회계 기준상 이 원액은 매년 시장성 평가를 통해 실제 판매 가능량에 따라 가치가 조정되고 그에 따라 재공품 평가손실이 발생한다”며 “실질 손실이라기보다 보수적인 회계처리 발생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매실원액을 바로 제품화하기보다 숙성 및 고급 제품 개발용으로 점진적 활용하고 있어 생산 가동률이 낮게 유지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매실 관련 R&D와 시장 분석은 계속 진행 중이며 향후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을 때 프리미엄 제품군 확장을 통해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과실주 판매 호조에 매출 증가…비용·현금흐름 지표 개선
 
회사는 올해 3분기 매출액 678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665억원) 대비 상승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동기 20억원에서 36억원으로 뛰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과실주 품목이 지난해 3분기 315억원에서 올해 동기 348억원으로 올랐다. 이는 내수부진으로 인한 지역소주업계 침체에도 보해양조의 대표상품인 '보해 복분자주'가 선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업이익을 좌우하는 판관비와 매출원가도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에서 올해 동기 매출원가율도 69.6%에서 67.9%으로, 판관비율은 27.3%에서 26.8%으로 줄었다. 원가율이 낮아진 것은 매입비율 중 98.13%를 차지하는 주류항목의 원재료 가격변동이 올해 3분기에는 없었던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판관비에서는 급여가 6억원 줄고, 퇴직 급여가 1억원 늘었다. 기타비용은 27억원에서 22억원으로 줄었다. 인건비와 기타비용 조정을 통해 비용 절감을 단행한 모습이다.
 
영업에서 벌어들인 돈인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3분기에서 올해 동기 4억원에서 14억원으로 뛰었다. 다만 영업활동현금흐름 항목에서 매출채권이 동기 마이너스 9억원에서 6억원으로 늘어나고, 재고자산이 마이너스 9억원에서 마이너스 15억원을 기록해 적자폭이 커졌다. 이는 매출채권 증가로 외상매출금 회수가 지연되고, 재고 부담이 커져 자금 운용에 압박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보해양조가 재고자산 리스크를 딛고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3분기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줄어든 것은 명절 전 성수기 판매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복분자 원료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계약 및 구매 관련 투자와 공장 설비의 노후화 개선을 위한 유지보수 및 개선 투자에 관심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기존 소주 외에도 다양한 소비자층의 니즈에 맞춘 주종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국내외 주류 소비 패턴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유연하게 확장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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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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