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경기도청이 16일 국제노동기구(ILO), 고용노동부와 함께 '2025 국제노동페스타'를 열었습니다. 지방정부가 중앙정부, ILO 등과 공동 행사를 주최하는 건 경기도가 처음입니다. 이번 노동페스타 주제는 '청년, 지방정부 그리고 일의 미래'입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개회사를 통해 "모든 청년과 함께 괜찮은 일자리, 인간 존엄을 위한 일자리가 '뉴노멀', 당연한 상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근로감독권(의 지방) 이양 책무도 이행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 지사가 ILO와 행사를 연 건 내년 지방선거 및 그 이후 정치적 진로를 염두에 두고 청년과 지방, 고용 의제를 선점하려는 의도가 있는 걸로 풀이됩니다.
경기도청은 이날부터 17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관에서 ILO와 노동페스타를 개최했습니다. 핵심 의제는 'AI(인공지능) 등 기술변화에 따른 지방정부의 역할과 미래 노동정책 수립'입니다. 김 지사는 개회사에서 "경기도는 일의 미래를 여는 열쇠로 특별히 청년에 주목한다"며 "청년들이 스스로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사회를 앞장서서 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16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관에서 열린 '2025 국제노동페스타'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김 지사는 이어 "무엇보다 미래 주인공 청년 세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며 "경기도는 국민주권정부의 국정 제1동반자로서 책무를 다할 것"이라며 "윤석열정부가 역주행했던 정책에 맞서 정주행했던 경기도의 경험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노동존중사회와 일의 미래를 새 정부와 함께 힘차게 열어가겠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근로감독권(의 지방) 이양 등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도 국정 제1동반자로서 그 책무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도 전했습니다.
김 지사는 이번 행사 가운데 '청년 100인과의 대화 : 일의 미래, 청년의 목소리에 답하다' 세션에 직접 참석해 청년들을 만났습니다. 그는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계층 이동이 끊어지는 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또 "청년들은 사회 출발 자본이 너무나 부족하다. 이걸 채워줄 수 있는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경쟁에 매몰된 사회의 인센티브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지사는 그러면서 "청년들이 목소리를 많이 내줬으면 좋겠다"며 "필요하면 행동으로 옮겨주고, 필요하면 정치에 참여해서 투표하고 적극적인 목소리와 행동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깨는데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10월23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고양시 창조혁신캠퍼스에서 열린 '경기 AI 청년 Connect 및 AI 캠퍼스 개소식'에 참석했다. (사진=경기도청)
한편, 이날부터 17일까지 열리는 노동페스타에선 영국 맨체스터 광역정부, 콜롬비아 우일라주 등 국제 사례를 통해 괜찮은 일자리와 지방정부의 역할이 논의됩니다. '일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지방정부의 정책 대응'을 주제로 한 세션도 마련됐습니다. 여기선 유럽연합(EU)의 플랫폼 노동 지침과 독일 브란덴부르크주의 사례 등을 살펴보며 급변하는 노동 환경에 대한 대안을 공유합니다.
17일에는 제3회 'ILO 글로벌 청년 고용 포럼'도 열립니다. 이 행사는 지난 2012년 스위스 제네바, 2019년 나이지리아 아부자에 이어 3번째입니다. 세계 청년과 정책결정자가 청년 고용 해법을 모색하는 최대 규모의 국제 포럼입니다. 아시아에서는 처음 개최되는 겁니다. 이 포럼에서는 '디지털 및 녹색경제에서의 포용적 고용 해법과 청년 노동권'을 주제로 토의가 진행됩니다. 행사 마지막 순서로는 청년 참가자들이 작성한 '청년고용 행동계획'을 공유할 계획입니다. 청년 참가자들은 ILO와 경기도청이 공동으로 초청했습니다. 50개국 97명(국내 34명, 해외 63명)이 모일 예정입니다.
행사에는 김동연 지사와 김영훈 노동부 장관, 이상헌 ILO 고용정책국장을 비롯해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 국제사용자기구(IOE) 등 국제기구 핵심 인사들, 김동명 한국노총위원장, 양경수 민주노총위원장 등 국내·외 노동단체와 경영계 대표, 그리고 전 세계 50개국에서 초청한 청년 대표단(Youth 100) 등 총 500여 명이 참석합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