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제넥신, 부족한 살림에 타법인 출자 '선택과 집중'

와이바이오로직스·지아이이노베이션 주식 처분
네오이뮨텍 유증 참여…처분액 만큼 주식 추가 취득
주요 파이프라인 GX-I7 관계사 지분율 하락 방어

입력 : 2025-12-30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12월 26일 11:3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제넥신(095700)이 올 들어 보유하고 있던 와이바이오로직스(338840) 주식 전량과 지아이이노베이션(358570) 주식의 절반가량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회사는 처분 금액만큼 네오이뮨텍(950220)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요 파이프라인을 공동 개발하고 있는 관계기업으로 투자의 무게추가 옮겨가는 모양새다. 제넥신의 저조한 유동성과 영업현금창출력을 감안했을 때 타법인 출자 선택과 집중 전략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제넥신 홈페이지)
 
타법인 주식 처분 후 네오이뮨텍 유증 참여…그나마 배정분 절반 참여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넥신은 올해 3분기 포괄손익계산서에서 기타수익으로 관계종속기업주식처분이익 49억원, 관계종속기업주식손상차손환입 175억원을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제넥신이 처분한 타법인 출자 내역 살펴보면 와이바이오로직스와 지아이이노베이션 주식 처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보고서까지만 해도 타법인 출자 현황에는 와이바이오로직스 주식 17만6991주와 지아이이노베이션 30만3030주가 기재돼 있었다.
 
그러나 반기보고서에서는 와이바이오로직스 주식 전량, 지아이이노베이션의 경우 보유 주식의 절반을 약간 넘는 16만9697주에 대한 처분 내역이 기재됐다. 처분금액은 와이바이오로직스가 17억원, 지아이이노베이션이 35억원으로 총 52억원 규모의 타법인 주식 처분이 이뤄졌다.
 
이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제넥신은 네오이뮨텍 주식 138만7529주를 추가 취득했다. 이는 제넥신이 네오이뮨텍의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KDR(증권예탁증권) 693만7643주를 추가 취득한 것이며, 취득원가는 50억원이다. 네오이뮨텍은 미국 소재 기업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원주식 1주당 KDR 5개 비율로 발행돼 코스닥에 상장돼 있다.
 
이로써 올해 처분 금액만큼 네오이뮨텍 주식의 추가 취득이 이뤄진 셈이다. 네오이뮨텍은 올해 5월 65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9월 472억원의 납입이 마무리됐다. 네오이뮨텍의 최초 증권신고서 제출일 전일 기준 최대주주로서 21.1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제넥신은 배정분의 50% 수준에서 청약에 참여, 유증 이후 지분율은 16.96%로 4.22%포인트 하락했다.
 
 
 
저조한 유동성·현금창출력에 선택과 집중 불가피
 
네오이뮨텍 설립 초기부터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제넥신은 지난 2015년 네오이뮨텍과 자사의 항암면역치료제 파이프라인 'GX-I7(구 NT-I7)'의 북미, 남미, 중미, 유럽 내 전용실시권을 허여하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 네오이뮨텍이 고형암 대상 임상1b/2a상, 비소세포폐암 대상 임상2상, 거대 B세포 림프종 대상 임상1b상 및 교모세포종 대상 임상 등 총 9개 임상을 진행 중이며, 제넥신은 2023년 12월 삼중음성유방암 대상 임상1b/2을 완료, 올해 2월 재발성 교모세포종 대상 임상2상을 완료한 상태다.
 
GX-I7 라이선스 아웃 계약금액은 1250만달러이며, 올해 3분기 말 기준 지급금액은 950만달러로 집계된다. 비교적 최근엔 네오이뮨텍으로부터 1상 임상시험 완료의 달성으로 확정된 마일스톤 200만달러를 수령하기도 했다.
 
원화로 약 28억원을 일시 수령한 것인데, 이는 제넥신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 29억원의 96.55%에 해당하는 규모다. 최근 3년 평균 영업손실 규모가 373억원이고,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마이너스(-)를 유지하며 자체 현금창출력이 저조한 제넥신의 입장에선 가뭄에 단비 같은 수익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제넥신은 유동비율이 저조하고 현금성 자산이 부족한 상태다. 네오이뮨텍 유증 참여 이전 시점인 반기 말 기준 회사의 유동비율은 76.15%, 보유 현금은 현금및현금성자산 70억원, 단기금융상품 50억원 등 총 120억원에 그치는 반면 단기차입금만 568억원에 달했다.
 
이에 실상 배정 물량의 50% 참여도 쉽지 않았던 상황으로 보이는데, 더 큰 네오이뮨텍 지분율 하락을 막기 위해 타법인 출자 내역을 정리하면서까지 유증에 참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3분기 말 기준 제넥신의 현금성 자산 보유량은 146억원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 372억원으로 단순 계산했을 때 캐시런웨이는 1년이 채 안되는 상황이다. 동일 시점 관계기업및공동기업투자자산은 1170억원에 달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투자자산 매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IB토마토>는 제넥신 측에 타법인 출자 비중 조정 구상과 함께 추가적인 주식 처분 계획에 대해 묻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재혁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