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3억 '담배 손배소' 항소심 선고 눈앞…담배회사 '긴장'

15일 항소심 선고…손배소 제기 후 12년 만
건보공단, 5년간 '흡연과 암' 인과관계 연구
담배회사 "영업행위 정당, 흡연은 개인 선택"

입력 : 2026-01-09 오후 4:01:06
마트에 담배가 진열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이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BAT 등 담배회사 3곳을 상대로 낸 533억원 규모 항소심 결과가 내주 나오는 가운데 업계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건보공단은 흡연으로 발생한 암 환자에게 지급된 보험금이 '공적 재정'이라며 담배회사의 보상 의무를 내세우고 있는 반면, 담배업계는 흡연은 개인의 자유일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6부는 오는 15일 오후 1시 50분 건보공단이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BAT 등 담배회사 3곳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항소심을 선고합니다. 지난 2014년 4월 공공기관에서 국내 최초로 담배 소송을 낸지 약 12년 만의 판결입니다.
 
'533억원 담배 손해배상소송' 사건은 지난 2020년 11월 선고된 1심에서는 건보공단의 완패로 결론 났었습니다. 당시 건보공단은 하루에 한 갑씩 20년간 이상 담배를 피우고 폐암이나 후두암을 진단받은 환자 3465명에게 공단이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지급한 진료비 533억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흡연과 암 발병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고, 공단 역시 보험 급여를 지급한 기관일 뿐 직접적인 피해자라고 보기 어렵다며 담배회사 측 손을 들어줬습니다. 담배 외관의 결함이나 중독성 은폐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같은해 12월 건보공단은 항소심을 제기했고, 약 5년 동안 흡연의 유해성과 담배회사의 책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한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를 위해 건강보험연구원이 건강검진 수검자 13만6965명을 장기 추적한 결과 30년 동안 하루 한 갑씩 20년 이상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소세포폐암 발병 위험이 54.49배 높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건보공단이 세계은행과 진행한 공동 연구에서는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직·간접 흡연으로 발생한 건강보험 의료비는 누적 43조2074억원, 2024년 한 해에는 4조9000억원이 흡연 관련 진료비로 지출됐다고 발표했습니다. 건보공단은 해당 비용 중 82.5%를 건보료로 부담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5월 최종 변론에 참석한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매년 국민 6만명이 흡연으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며 "의학적 근거에 충실한 판단을 통해 국가가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여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시민단체들은 항소심 선고에 앞서 건보공단 지지 성명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경기도소비자단체협의회는 건보공단이 제기한 담배회사 상대 손해배상 소송을 지지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담배회사의 불법행위와 제조물 책임을 사법부가 명확히 판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만약 2심 판결이 건보공단의 승소로 돌아갈 경우 담배회사들이 받을 타격도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배상액인 533억원이 2012년 기준인 만큼 판례에 따라 향후 추가 손배소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섭니다. 이 가운데 담배회사들은 흡연은 개인의 자유일 뿐이며, 영업행위가 법적인 위반 소지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최종 변론 당시 담배회사는 "담배의 제조·판매 과정에서 위법성이 없다는 판단을 법원에서 여러차례 받았다"며 "또한 흡연은 개인의 자유의지에 입각한 선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담배 업계 관계자는 다가올 항소심 결과에 대해 "건강보험공단이 담배제조사들을 상대로 제시한 해당 소송과 관련해 성실히 변론에 임할 예정이며, 사실에 입각한 법원의 객관적인 판단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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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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