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최근 1년 새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시총)이 8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만 시총이 800조원 이상 증가하며 견인차 역할을 한 가운데, 시총 규모가 1조원을 넘은 기업도 300곳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사상 첫 4700선을 돌파했다. (사진=연합뉴스)
14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국내 주식시장 시총 변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 국시 시총 규모는 지난해 1월 초 2254조원에서 올해 초 3972조원으로 1년 새 1718조원(76.2%)이 증가했습니다. 시총이 1조원이 넘는 곳도 1년 새 88곳이나 늘며 300곳을 돌파했습니다. 지난해 230곳이던 시총 1조원 기업은 올해 318곳으로 늘었는데, 우선주 종목까지 포함하면 시총 ‘1조 클럽’은 325곳에 달합니다.
단일 기업 중 가장 많이 시총이 늘어난 곳은 삼성전자였습니다. 지난해 초 318조원에서 올해 초 760조원으로 440조원 이상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124조원에서 492조원으로 1년 새 시총이 360조원 불어났습니다. 이 밖에 SK스퀘어(41조1868억원↑), 두산에너빌리티(36조6016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32조2102억원↑), HD현대중공업(27조2450억원↑), 한화오션(23조5631억원↑), 삼성물산(21조5013억원↑) 등도 최근 1년 새 시총 증가액이 20조원 이상 늘었습니다.
특히 삼성그룹의 경우 시총이 10조원 넘게 증가한 계열사가 6곳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이외에 삼성생명(12조960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11조4311억원↑), 삼성중공업(11조1320억원↑), 삼성전기(11조247억원↑)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주식 시장 변동이 커지면서 시총 상위 100위에도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이 중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연초 시총 순위가 186위(1조4363억원)였는데 올해 초 59위(10조7769억원)로 127계단이나 뛰며 시총 상위 100위에 입성했습니다. 같은 기간 이수페타시스(161위→71위, 90계단↑), 에이피알(150위→72위, 78계단↑), 코오롱티슈진(151위→93위, 58계단↑), 효성중공업(91위→38위, 53계단↑) 등도 올해 초 기준 상위 100위 명단에 합류했습니다.
시총 상위 20곳 중에서는 삼성전자(1위), SK하이닉스(2위), LG에너지솔루션(3위), 삼성바이오로직스(4위), 현대차(5위) 등 5곳을 제외하고 모두 순위가 변동됐습니다. 상위 20위에 새롭게 진입한 기업은 SK스퀘어(41위→7위), 한화에어로스페이스(22위→8위), 두산에너빌리티(35위→9위), 한화오션(34위→16위), 한국전력(32위→19위), HD현대일렉트릭(29위→20위) 등 6곳입니다. 반면, 포스코홀딩스(13위→25위) 등 6곳은 상위 20위 명단에서 제외됐습니다. 메리츠금융(15위→34위), 고려아연(16위→26위), LG화학(18위→28위), 삼성화재(19위→27위), SK이노베이션(20위→39위) 등이 포함됩니다.
올해 초 기준 시총 1조 클럽에 오른 기업 중 지난해 대비 시총 증가율이 가장 큰 곳은 원익홀딩스로, 1595.7%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을 포함해 일부 산업군을 제외하면 다수 업종의 영업이익은 부진하거나 소폭 상승에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식시장은 전반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최근 1년 새 기업가치 제고를 둘러싼 각종 제도 개선 기대와 외국인 수급 유입이 지수 상승을 뒷받침하며 실적보다는 기대와 수급이 시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