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유착’ 합수본, 본격수사 착수…’실세’ 정원주로 향하는 칼끝

합수본, 윤영호 조사·천정궁 압수수색
‘2인자’ 정원주 향한 수사 급물살 타나
‘경제공동체’ 윤영호 ‘입’에 쏠리는 이목

입력 : 2026-01-15 오후 5:14:51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통일교·신천지 등 종교단체와 정치권 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정교유착 비리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가 본격 수사에 들어가면서, 통일교 최고 실세로 꼽혀온 정원주 전 비서실장이 정치권 로비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규명될지 주목됩니다. 앞서 특검팀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전담수사팀은 정 전 실장이 정치권 로비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고 수사를 이어왔지만, 신병 확보에는 실패했습니다. 통일교 안팎에선 정 전 비서실장을 정치권 로비 의혹의 핵심인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사실상의 경제 공동체로 보고 있는 만큼, 합수본의 칼끝이 정 전 비서실장으로 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전 비서실장인 정원주씨(가운데)가 지난달 28일 경찰 조사를 마친 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5일 경찰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합수본은 지난 12일에 이어 이날 오전부터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윤 전 본부장을 상대로 정치자금법 혐의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에 핵심 인물로 앞서 특검에 정치권 인사들에게 금품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바 있습니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는 특검 진술을 부인하며 입장을 바꿨지만, 지난 5일 경찰 조사에서 다시 금품 제공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합수본의 수사가 본격화하는 만큼, 통일교 로비 의혹의 핵심 공범인 정 전 비서실장에 대한 수사 상황에도 이목이 쏠립니다. 앞서 관련 의혹을 수사한 특검과 경찰은 정 전 비서실장이 정치권 로비에 가담한 공범으로 판단했지만, 구속에는 실패했습니다.
 
경찰은 수사 주체가 합수본으로 전환되기에 앞서 막판 수사력을 집중해 왔습니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경기 가평에 있는 정 전 비서실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바 있습니다. 이후 지난 7일 정 전 비서실장의 변호인을 불러 압수물에 대한 포렌식 절차에도 착수했습니다.
 
또한 경찰은 지난달 28일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정 전 비서실장, 윤 전 본부장, 송광석 전 천주평화연합(UPF) 회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초 여야 정치인들에게 이른바 쪼개기 후원방식으로 불법 정치 후원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다만 검찰은 자금 후원을 진행한 범죄는 인정되지만 한 총재 등 윗선의 지시·관여 여부는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습니다해당 보완수사는 합수본이 맡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따라 합수본이 한 총재와 더불어 정 전 비서실장이 정치권 로비 의혹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규명할지 주목됩니다.
 
정 전 실장은 지난 2015년 한 총재의 발탁으로 비서실장 자리에 오르며 ‘2인자자리를 꿰찬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통일교 안팎에선 1943년생 고령의 한 총재를 대신해 교단의 인사·재정·행정을 총괄한 사실상 최고 실세로 지목됩니다.
 
특히 정 전 실장은 통일교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윤 전 본부장을 지휘했다는 의혹을 받습니다. 통일교 안팎에선 윤 전 본부장과 정 전 실장이 사실상 경제 공동체로 불렸던 만큼 수사 단계에서 보다 많은 구체적인 혐의가 드러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이에 따라 윤 전 본부장의 에도 이목이 쏠립니다. <뉴스토마토>는 통일교로부터 축출된 윤 전 본부장이 정 전 비서실장의 비리에 대해 폭로하겠다고 말한 녹취록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녹취록을 보면 윤 전 본부장은 정 전 비서실장을 언급하며 내가 확실하게 아는 증거가 4개로, 4개면 징역 20년형이라고 했습니다. 정 전 비서실장을 겨냥한 합수본 수사 과정에서 윤 전 본부장이 관련 내용을 진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한 정치권 로비 자금의 곳간으로 의심받는 통일교 세계본부 재정국장 이모씨의 사기·횡령 혐의와 관련한 경찰 수사에서도 정 전 실장과의 연결 고리가 드러날 수 있습니다. 통일교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한학자 총재 다음에 2인자로 군림한 정 전 실장이 이씨의 횡령에 대해 몰랐을 수 없다"며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이 밝혀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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