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내 통신 3사가 새해에도 해킹 후폭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사고 수습이 마무리된 듯 보이지만, 소송과 가입자 이탈, 수사 리스크가 이어지며 경영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는 모습입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은 전날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부과한 1348억원 규모의 과징금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앞서 개인정보위는 SK텔레콤이 안전조치 의무와 유출 통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과징금과 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SK텔레콤은 "과징금 처분에 대해 법원의 면밀한 판단을 받아보고자 한다"는 입장입니다.
법적 분쟁은 소비자 배상 문제로도 번지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최근 SK텔레콤에 대해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1인당 10만원을 배상하라는 조정 결정을 내렸고, SK텔레콤은 최근 해당 결정문을 수령했습니다. 회사 측은 "관련 내용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앞서 개인정보위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분쟁조정위원회의 직권조정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전례를 고려하면 이번 조정안 역시 수용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집단분쟁조정신청 대표 당사자인 이철우 변호사는 "소비자원 집단분쟁조정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 집단소송 지원 제도로 이어질 수 있고, 별도로 다수의 원고인단을 꾸려 집단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열려 있다"며 "결국 법적 공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통신3사 사옥, 왼쪽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사진=각 사)
KT(030200)는 위약금 면제를 단행한 이후 대규모 가입자 이탈을 겪고 있습니다. 위약금 면제가 진행된 지난 13일까지 약 2주간 31만2902명이 KT를 떠났으며, 하루 평균 이탈 규모는 약 2만2000명에 달했습니다. 이 기간 번호이동 기준 KT의 순감 규모는 약 23만8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위약금 면제가 종료된 이후에도 순감 흐름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달 14일부터 19일까지 KT는 534명 순감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이 기간 통신 3사 모두 순감세를 보였고, 알뜰폰 가입자만 순증하는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위약금 면제 종료 이후 이탈 속도가 둔화된 것은 보조금 경쟁이 사실상 단절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번호이동 시장 전반이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KT 역시 추가적인 고객 유인을 위한 공격적 마케팅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위약금 면제가 끝난 뒤에는 번호이동 시장 자체가 다시 빙하기로 들어갔다"며 "KT가 혼자서만 보조금을 풀어 고객을 끌어오기엔 부담이 큰 구조"라고 말했습니다.
LG유플러스(032640)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계정 권한 관리 시스템(APPM) 서버 정보와 4만여개 계정의 유출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관련 서버가 물리적으로 폐기돼 추가 조사가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민관합동조사단은 해당 사안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황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 3사 모두 조직 재정비와 신사업 확대에 나서야 할 시점이지만, 해킹 여파가 발목을 잡고 있다"며 "사고 수습은 끝났지만 시장과 경영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