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이수정 기자]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고환율 국면에서 수입 물가 상승으로 체감 물가는 심리적 물가 방어선이 무너지고 있고, 서민 물가는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65.8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2024년 말부터 1480원 선까지 치솟은 원·달러 환율은 올해 초까지 이어져 고착된 양상입니다. 결국 1년 이상 이어진 고환율은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고 수입물가지수와 국내공급물가를 6개월 연속 끌어올리는 실정입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수입 농축수산물 105개 품목의 수입단가는 전년 동월 대비 8.5% 상승했습니다. 특히 수입 축산물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죠. 한국은행이 발표한 같은 달 수출입물가지수는 142.39로 전월보다 0.7% 올랐습니다. 통상 수입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생산자물가·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생산자물가는 약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설 명절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원화 기준 닭고기 수입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150.57에서 197.44로 31.1% 급등했습니다. 이는 조사 대상 주요 수입품목 중 가장 높은 오름폭을 기록한 것입니다. 이어 수입산 소고기는 143.83에서 163.56으로 13.7%, 돼지고기는 119.63에서 129.60으로 8.3% 올랐습니다.
생산자물가지수, '넉 달 연속' 오름세
더 이상 '가성비 외국산'이라는 말이 통용되기 힘든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4% 올라 넉 달 연속 오름세를 보였고, 지난해 연간 상승률은 1.2%를 기록했습니다. 생산자물가지수 상승에 이어 수입 물가 상승까지 더해져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압박은 가중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수입 수산물과 채소, 과일 물가도 심상치 않습니다. 관세청이 발표한 지난달 농축수산물 평균 수입단가 상승을 견인한 상위 10개 품목 가운데 수산물이 5개 품목을 차지했습니다. 특히 갈치의 오름세가 가장 가팔랐습니다. 지난달 갈치(신선, 냉장) 수입 단가는 ㎏당 1만3378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54.3% 올랐습니다. 넙치(냉동)는 ㎏당 1만2510원으로 42.5% 올랐고, 주꾸미(신선·냉장)는 ㎏당 8069원으로 35.2% 상승했습니다. 대구(냉동)는 ㎏당 6564원으로 34.5%, 고등어(냉동)는 5429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7% 올랐습니다.
수입 과일 중 가장 높은 수입 단가를 기록한 품목은 파인애플이었습니다. 파인애플(신선·건조)은 ㎏당 1562원으로 31.5% 상승했습니다. 채소 품목에서 눈에 띄는 수입 단가 상승세를 보인 품목은 무와, 배추, 양배추 등이었습니다. 무(신선·냉장) 수입가격은 ㎏당 754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9.2%, 배추(신선·냉장)는 ㎏당 950원으로 103%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양배추(신선·냉장)도 ㎏당 772원으로 51.1% 올랐습니다.
올해 초 수입 식자재 가격 상승률 '두 자릿수'
이번 달에도 수입 식자재 가격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농산물유통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주요 수입 식자재 가격을 살펴보면 대부분 품목이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축산물 가격 상승이 가장 두드러집니다. 이달 미국산 냉동 갈비(소고기)는 100g당 4960원으로 전년 동기(4215원)보다 17.7%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수입 냉동 삼겹살(돼지고기)도 100g당 1460원에서 1695원으로 16.1% 상승했습니다.
과일류는 수입산을 중심으로 가격 변동성이 컸습니다. 네이블 오렌지는 10개 기준 지난해 1만5320원에서 올해 1월 1만9100원으로 24.7% 급등했습니다. 바나나 역시 100g당 312원에서 348원으로 11.5% 올랐습니다.
수산물인 노르웨이산 냉동 고등어는 1마리당 3180원에서 3840원으로 20.7% 올랐고, 수입산 냉동 갈치는 같은 기간 8900원에서 1만240원으로 15.0% 상승했습니다. 대표적인 가공식품 원료로 분류되는 설탕도 1kg당 283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5% 상승했습니다.
수입 식자재마저 치솟으며 식탁 물가에 비상이 걸리자 정부가 전방위적인 수급 안정 대책을 내놨습니다. 식량 안보를 수호하는 수준의 제도 정비를 한다는 방침인데요.
당장 명절 장바구니 부담을 덜기 위한 400억원 직접 지원을 진행합니다. 규모 예산을 투입해 국 마트와 전통시장에서 성수품 구매 시 최대 30~5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합니다. 특히 수산물의 경우 고등어, 명태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정부 비축 물량을 평시 대비 2배 이상 방출하고 있습니다.
정책적 조치로는 대외 변수로 인한 가격 상승분을 상쇄하기 위한 할당관세 카드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올해부터 관세가 완전히 철폐된 미국산 소고기 외에도, 가격 폭등세를 보이는 수입 과일(오렌지·바나나·파인애플 등)과 가공식품 원료인 원당, 설탕, 유지류에 대해 0%의 할당관세를 상시 적용키로 했습니다. 이는 수입 단가를 낮춰 소비자 가격 인상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 설 명절 수요가 몰리는 품목에 대한 공급 부족 사태를 사전 차단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