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쉴 새 없이 (교도관을 찾는) 벨이 울립니다. 수용자들은 자신들의 고충이 해결될 때까지 인터컴을 통해 민원을 제기합니다. 이 모든 걸 담당하는 교도관은 해당 근무시간 저 혼자 뿐입니다. 수용자들은 메모지에 자기들이 원하는 걸 써서 아침마다 제출하는데요. 매일 아침마다 보면 그런 민원 서류가 수북하게 쌓여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뉴스토마토>는 경기도 화성시 화성성직업훈련교도소를 방문해 수용시설 등 교정 환경을 둘러보고, 교정공무원의 업무를 직접 체험했습니다. 이날 행사는 법무부 장관과 기자단이 직업훈련 및 재사회화 과정 등을 점검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습니다.
교정공무원의 업무는 출입 절차와 보안 검색 등 기본 업무를 시작으로, 수용자 관리와 직업훈련 과정 점검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교도소 내부는 딱딱하고 무섭기만 할 것이라는 선입견과 달리, 사회 복귀를 준비하는 직업훈련교도소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다만 교도관들이 감당하는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는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여성 수용자들이 수감된 수용동 담당 교도관은 계속 자기를 찾는 인터컴 때문에 정신이 없어 보였습니다. 내용은 다양했습니다. '수도관이 터졌다. 고쳐달라', '마음의 안정을 위해 교도관과의 상담을 신청한다', '책 언제 바꿔주냐'(수용자는 책을 일일이 사기 어려워 옆 방과 바꿔 읽음) 등등이었습니다. 교도관은 먼저 온 민원을 처리하느라 '잠시 기다리라'라고 답을 보냈지만, 해결될 때까지 같은 내용의 민원은 계속 들어왔습니다. 교도관 한 명이 40명을 관리하기에는 어려운 환경이었습니다.
지난 1월29일 <뉴스토마토>는 법무부와 함께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화성직업훈련교도소를 방문해 교정 내 시설을 점검하고, 교정공무원의 고충을 들었다. (사진=법무부 제공)
현장에서 만난 교도관들의 고충은 상당했습니다. 한 교도관은 "아무래도 수용자에게 제재를 가하는 입장이다 보니, 협박이나 무고성 민원,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많이 받는다"라며 "수용자가 가족, 친지들에게 '(교도관으로부터) 과한 처벌과 차별을 받았다'라며 거짓 민원을 제기하기도 한다. 스트레스가 상당하다"라고 했습니다.
또 다른 교도관은 "우스갯소리로 '인권위 진정 한 번 안 받아 본 교도관은 교도관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업무상) 난동을 피우는 수용자를 말리는 건데, '나가면 두고 보자' 이런 소리를 듣기도 한다"며 "협박은 예사다. 그런 수용자들은 (교도관들의) 얼굴이나 이름을 유심히 본다. 그래서 교정시설 기동순찰팀(CRPT)은 이름이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원인은 '과밀수용·과도업무·인력부족'
교정본부가 2024년 실시한 교정공무원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업무 관련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50.1%)은 '과밀수용에 따른 과도한 업무와 인력 부족'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위인 '업무 분담 및 책임소재 모호'와는 29.9%포인트 차이가 날 정도로 압도적입니다.
현장에서 만난 한 교도관은 "안 그래도 교도소 특성상 각 동마다 거리가 멀고, 교대 근무도 잦다. 그 틈 사이에 식사를 20분이나 할 수 있으면 양반"이라며 "야근도 돌아가면서 한다. 안 그래도 현재 수용자가 넘치는데, 한 명당 담당해야 할 수용자가 많아 힘에 부칠 때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교정 관계자에 따르면, 화성교도소는 야근 4부제 근무로, 각 조마다 27명이 근무합니다. 야간에 1800여명의 수용자를 27명이 관리하는 셈입니다. 한 관계자는 "다른 기관도 규모에 따라서 약간 다르지만, 직원이 부족하다 보니 야근 인력을 계속 줄이고 있다. 근무자들의 부담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습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전체 교정시설 정원은 5만614명이고 수용 인원은 6만5279명입니다. 수용 비율이 129.0%에 달합니다.
이날 교도소를 방문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역시 "정원에 비해 수용 인원이 넘치는 실정에 교정 직원들도 힘들고 정신적 스트레스가 무척 높다"라면서 "범죄자가 (교도소에서) 교화가 되어 (나갔을 때) 다시 죄를 저지르지 않게 해야 하는데 지원과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범죄자 한 사람이 (교도소로) 다시 들어오지 않게 됐을 때, 한 사람을 예방하는 게 사회적으로 훨씬 절약하는 것"이라며 "많은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화성직업훈련교도소를 찾아 교정시설 현장진단을 실시했다. (사진=법무부 제공)
경기 화성=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