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기업집단 총수가 개인 지분을 보유한 대형 상장사들이 배당 확대를 통해 '절세'와 '주주가치 제고'라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배당 시즌을 맞아 기술주와 배당주 간 순환매가 이어지며,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이 효과를 보인다는 분석입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가총액 1000조원 시대를 열며 코스피 5000 안착의 일등 공신이 된 삼성전자가 배당 분리과세 혜택을 받게 됐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분기배당과 결산배당을 합산해 정부가 제시한 분리과세 요건을 극적으로 충족했습니다.
현행법상 배당 분리과세 요건은 상장사가 전년보다 배당을 늘렸다는 전제 아래, 배당성향 40% 이상 또는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배당금 총액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해야 합니다.
이재용 회장이 개인 최대주주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분기별 약 2조4500억원 수준의 정규배당을 유지해 왔으나, 연말 이사회를 통해 1조3000억원 규모 특별배당을 추가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연간 배당 총액은 약 11조1000억여원으로 늘어났으며, 2025년 당기순이익(약 45조원) 대비 배당성향 25% 선을 통과했습니다. 전년 대비 배당금 총액 상승률 또한 약 13%를 기록하며 요건을 갖췄습니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배당기준일이 지난해 12월31일로 종료돼 최근 매수세는 세제 혜택보다는 향후 업황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반면, 아직 배당기준일이 남은 기업들은 주가 탄력이 거셉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현대글로비스는 결산 배당금 총액 4350억원을 결정하며 배당성향 25%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전년 대비 배당금 상승률이 무려 57%에 달해 여유 있게 기준을 통과했습니다. 현대글로비스는 배당기준일이 오는 3월31일로 예정돼 있어, 세제 혜택을 노린 대기 수요가 주가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3개월간 주가 상승률은 약 55%에 육박합니다.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이 주식을 보유한 DB손해보험 역시 수혜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지난해 순이익 1조7927억원 중 4608억원을 결산 배당으로 확정하며 배당성향 26%, 전년 대비 배당금 증가율 13%를 기록했습니다. 배당기준일인 3월27일까지 배당 호재가 지속될 전망입니다. DB손해보험은 최근 3개월간 이미 28% 정도 올랐습니다.
증시 관계자는 “이번 분리과세 제도는 고액 자산가인 총수 일가에게 강력한 배당 확대 유인을 제공하고 있다”며 “기존 최고 49.5%(지방세 포함)에 달하던 종합소득세율 대신 30%대의 저율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게 되면서, 대주주들이 적극적으로 배당 성향을 높인 것이 소액주주의 수익률 제고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