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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2월 26일 10:4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난치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 소바젠이 코스닥 시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이탈리아 제약사 안젤리니파마에 7500억원 규모 기술이전 성과를 올렸음에도 평가기관 두 곳 모두로부터 BBB 등급을 받으며 탈락했다. 기술특례 상장을 위해선 두 평가기관으로부터 최소 A·BBB등급 이상을 받아야 하지만 모두 BBB등급을 받으며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021080)먼트, 동국인베스트먼트 등 소바젠에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들은 회사 기술 가치와 성장 잠재력을 믿고 장기투자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소바젠)
소바젠, 기술성 평가 탈락···"기술 초기 단계"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소바젠은 최근 코스닥 시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두 평가기관으로부터 BBB 등급을 받으며 탈락했다. 기술특례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위해선 최소 A등급 및 BBB등급 이상을 받아야 하는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황이다. 회사 측은 추후 기술성 평가 일정은 올해 말로 보고 있다.
탈락 원인은 평가 기관이 소바젠의 기술을 초기 단계라고 평가한 게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전해진다. 소바젠이 지난해 9월 안젤리니파마와 난치성 뇌전증 치료제 후보물질 'SVG105'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총 5억5000만 달러(한화 약 75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기술력을 입증한 것을 고려하면 의외의 결과라는 게 업계 평다.
소바젠은 2018년 이정호 카이스트(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가 창업한 난치성 뇌질환 신약 개발 전문 바이오벤처다. 소바젠은 뇌 특이적으로 발생하는 체성 돌연변이가 소아 난치성 뇌전증의 근본 원인임을 규명했다고 알려졌다. 핵심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은 'SVG105'다. 기존 약물이 듣지 않는 난치성 뇌전증을 타깃으로 하는 차세대 리보핵산(RNA)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소바젠의 기술수출 파트너인 안젤리니파마는 이탈리아에 본사를 둔 중견 글로벌 제약사로 유럽 23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뇌질환 치료제에 특화돼 있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 유럽판권 보유사다. 최근 큐어버스·그린테라퓨틱스와 연이어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뇌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소바젠의 지난 2024년 매출은 240만원, 영업손실은 82억원이다. 적자가 누적되며 2024년 말 기준 결손금은 404억원까지 쌓였다.
업계에선 기술특례 상장 기업 특성상 상장 전까지 연구개발(R&D) 중심의 적자 구조가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상장 과정에서 치명적인 제약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소바젠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 당사의 기술성 평가 탈락에 대해선 의아한 입장"이라며 "기술 평가 기관에선 회사 기술이 초기 단계에 있다고 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추후 기술성 평가 시점은 연말로 보고 있다"라며 "회사가 추진 중인 프리IPO 라운드는 기술평가 일정과 관계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이티넘·동국인베스트 등 FI 참여···성장 여력 믿고 장기투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동국인베스트먼트 등은 소바젠의 성장 잠재력에 베팅한 FI다. 이들은 소바젠의 기술 가치와 장기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주도하는 '연구개발특구펀드'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민간 투자 심리가 위축된 시기에 약 41억원을 투자하며 소바젠의 성장 기반 마련을 지원했다.
FI들의 러브콜은 현재진행형이다. 소바젠은 7500억원 규모 기술이전 성과를 토대로 120억원 규모 프리IPO 라운드를 준비 중이었다. 최근 기술성 평가 탈락 함께 최종 납입까지는 당초 기대보다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해진다.
소바젠은 최근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이 주관하는 제27회 대한민국신약개발상 기술수출부문 기술수출상을 받았다.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소바젠은 SVG105의 개발 경험을 토대로 '소바르나(Sovarna)'라는 독자적 브랜드를 기반으로 다양한 뇌질환 분야로 기술을 확장 중이다. 현재 SVG105는 개발 후보물질 선정을 완료하고 비임상 개발 단계에 진입했으며 오는 2027년부터 글로벌 임상시험에 돌입할 계획이다.
소바젠에 투자한 벤처캐피탈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소바젠의 기술성 평가 탈락 원인에 대해선 명확히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추후 진행될 기술성 평가에선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