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이사회서 부산 이전 ‘사전 작업’…노조 대규모 집회 예고

500명 집회 시작으로 내달 총파업
쟁의행위 대상 확대 ‘노봉법’ 주목

입력 : 2026-03-10 오후 4:01:44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011200)이 사외이사 교체 안건 등을 확정하면서 부산 이전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은 이를 본사 이전을 염두에 둔 ‘사전 작업’으로 보고 전면 투쟁을 예고했습니다. 이날 시행된 노란봉투법으로 경영상 결정에 대한 파업 인정 범위가 확대되면서 향후 갈등의 파장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지난해 12월4일 용산 대통령실 맞은편에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HMM지부(육상노조)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HMM 육상노조)
 
10일 HMM은 이사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과 사외이사 선임 안건 등을 포함한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확정했습니다. 오는 26일 열리는 주주총회 소집 공고에는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를 교체하는 안건이 포함됐습니다.
 
노조가 사외이사 선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정관 개정 가능성 때문입니다. 정부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해양수도 육성의 일환으로 HMM의 부산 이전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만 HMM 정관 제3조에 따르면 ‘회사는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돼 있어 소재지를 변경하려면 상법상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합니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35.42%)과 한국해양진흥공사(35.08%)가 본사 이전에 우호적인 이사진을 꾸린 뒤 본격적인 이전 절차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4월 이사회를 열어 정관 개정을 추진하고 5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본사 이전을 의결하는 방안이 업계 안팎에서 거론됩니다.
 
HMM 육상노조는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정관 변경을 진행하는 행위를 명백한 노사 교섭권 침해이자 선관주의 의무 위반으로 규정하고 본격적인 투쟁에 나설 예정입니다. 노조는 11일을 시작으로 16일, 23일, 30일 낮 12시에 여의도 파크원 타워와 LG트윈타워 사이 도로에서 450명에서 500여명이 참여하는 점심 집회를 매주 진행합니다. 26일에는 파크원 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달 2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조합원 총회 및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합의 없이 이전이 추진될 경우 이사들에 대한 배임 혐의 고소, 주총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등 법적 대응도 검토 중입니다. 
 
노조의 총파업 결의는 이날 시행된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맞물려 주목됩니다. 노란봉투법은 노동쟁의 대상을 기존 ‘근로조건 결정’에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까지 확대했습니다. 노조는 본사 이전이 거주지 변경과 출퇴근 문제 등 근로조건과 생활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파업 대상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본사 이전을 막기 위한 파업이 불법으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노란봉투법 체제에서는 노조 측 주장이 합법적 쟁의행위로 인정될 여지가 커지면서 향후 총파업 추진의 주요 동력이 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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