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로나 표절 상고심 심리 속행…식품업계 촉각

16일 대법원 '메로나 상표 소송' 심리 속행
'브랜드 고유 자산' 기준 세우는 판결 될 것
업계 "브랜드 재산권 관련 논의 확대 전망"

입력 : 2026-03-16 오후 3:44:49
(사진=빙그레·서주)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빙그레 제품인 '메로나'와 서주의 '메론바' 포장지 표절 분쟁이 결국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습니다. 그간 포장이나 상표, 용기 형태가 유사한 이른바 '미투' 상품을 둘러싼 논란은 꾸준했지만, 이번처럼 대법원까지 간 사례는 많지 않은 만큼 업계 내 상징성이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8월 '메로나 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한 서주의 상고를 심리하기로 하면서 법정 공방이 장기화할 전망입니다. 대법원은 형사를 제외한 상고 사건을 별도의 심의 없이 기각할 수 있지만, 이번 사안의 중요도를 높게 보고 심리 진행을 결정한 겁니다.
 
앞서 빙그레는 2023년 서주가 자사 메로나와 유사한 포장지 디자인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빙그레는 메로나를 1992년 출시했지만, 서주는 2014년부터 디자인이 거의 비슷한 '메론바'를 판매하면서 부정경쟁을 했다는 주장입니다. 
 
1심에서는 서주가 승소했지만, 지난해 8월 2심은 이를 뒤집고 빙그레의 손을 들어준 바 있습니다. 빙그레의 항소심 승소는 포장 디자인이 소비자에게 특정 브랜드를 떠올리게 하는 식별력을 가질 수 있다는 해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이에 업계는 메로나 소송이 단순 빙과 업체 분쟁을 넘어 식품업계 유사 상품 논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간 식품업계에서는 닮은꼴 제품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지만, 포장과 용기 등 제품 외형만으로 법적 보호 장벽을 넘은 사례는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서울우유와 남양유업 간 '아침에 우유' 판례가 대표적입니다. 서울우유는 2023년 남양유업 '아침에 우유'가 자사 '아침에 주스'와 유사한 상표를 사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서울우유는 '아침에'라는 문구와 색채 조합과 우유 왕관 모양 등이 거의 같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지난달 원고 패소를 결정했고, 원고는 상고심을 포기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해당 포장 용기가 수요자들에게 특정 업체의 상품임을 즉각 연상시킬 정도로 개별화됐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따라서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상품 표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앞선 두 판결을 종합하면 식품업계 '미투' 제품 논란은 결국 '어디까지를 브랜드 고유의 자산으로 볼 수 있느냐'로 압축됩니다. 이에 따라 향후 미투 제품으로 입방아에 올랐던 롯데웰푸드의 몽쉘과 오리온의 쉘위를 비롯해 초코파이류, 자일리톨 껌 등의 제조사들도 이번 사건에 주목할 전망입니다.
 
특히 과거에는 유사 상품이 단순 '카피캣' 수준의 마케팅 전략으로 여겨졌다면, 최근에는 K-푸드의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브랜드 보호가 수출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인식이 강해진 분위기입니다. 실제 삼양식품의 불닭(Buldak)이 중국 기업과 상표권 분쟁에 휘말린 것도 업계에 경종을 울렸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대법원이 메로나 상고심 심리를 속행하기로 한 이유도 최근 브랜드 재산권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트랜드에 따라 시장을 키우는 카피 제품은 해석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이미 시장에서 자리 잡은 제품을 단편적으로 베껴 만드는 행태는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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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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