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급증하는 카드론 '가계 파산' 뇌관되나

3분기 6조5천억 증가..'카드대란' 수준 빠르게 접근
연체율 2.3%로 현금대출 비해 높아..'대책 시급'

입력 : 2010-12-27 오후 3:45:16
[뉴스토마토 양성희기자] 신용카드를 이용해 돈을 빌리는 카드론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금융감독 당국의 대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감독당국은 최근 카드론 급증 추세와 관련해 부실우려가 깊어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카드사들에 대손충당 적립을 늘리도록 하는 한편 과열 마케팅을 자제토록 지도에 나섰다. 
 
하지만 올해 빠른 경기회복세와 함께 카드론이 급증했다가 내년 금리인상 시기와 경기침체가 겹칠 경우 800조원에 달하는 가계대출 파산으로 이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어, 보다 근본적이고 적극적인 카드론 부실을 막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카드론 1년 사이 40% 증가..'카드대란' 이후 최대폭 증가
 
아직 카드대란 이전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최근 빠르게 늘고 있는 카드론이 가계 대출 부실로 이어질 수 있어 금융당국이 이를 주시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론은 지난해 1분기에는 3조8000억원 수준이었지만 매분기 증가세를 보이며 올 1분기 5조3000억원, 3분기에는 6조5000억원에까지 이르렀다.
 
올 3분기까지의 카드론 이용실적은 17조900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40.1% 증가한 것이다.
 
카드대란 이전 2003년 3분기 누계액이 29조원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아직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지만 최근 카드론의 증가폭이 커지고 있는데다 앞으로도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데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 금융당국 "부실 현실화할 수도"..대손충당 확대키로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경기 회복과 함께 카드 이용실적이 늘고 이용자들의 연체율도 낮은 편이지만 내년 경기 회복세가 주춤해질 경우 가계 대출 부실 우려가 현실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카드론의 경우 현금서비스에 비해 만기가 길고 금리가 낮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이 더 선호하고 있어, 이러한 카드론 증가가 가계 부실을 키울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카드사들도 카드론이 현금서비스보다 만기가 긴 만큼 안정적인 자금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회원들에게 현금서비스보다 카드론 이용을 권하는 등 카드론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우선 금융당국은 내년 초 신용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신용판매나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 상품별 특성의 구분없이 정상 1.5%, 요주의 15%, 고정 20%, 회수의문 60%, 추정손실 100%의 대손충당금을 쌓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9월말 기준 카드사들의 상품별 1개월 이상 연체율이 신용판매 일시불 0.81%, 신용판매 할부구매 1.18%인 반면 현금서비스 2.47%, 카드론 2.28%에 달하는 등 현금대출의 연체율이 신용판매보다 높다는 점에서 반드시 대응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적립률을 어떤 수준으로 조정할지 검토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신용판매 적립률은 그대로 두고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에 대한 대손충당 적립 기준을 따로 마련해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양성희 기자 sinb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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