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연일 시민 서명운동, 거리 집회 등을 통해 하나지주의 외은 인수를 반대를 주장해온 외환은행 노조는 내년엔 더욱 강도높은 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은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며 무시하는 전략이지만 내심 적잖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줄곧 공식 대응을 자제해 왔던 하나금융은 이례적으로 27, 28일 양일간 일간 신문 1면 하단에 '갈등을 접자'는 내용의 광고를 게재했다.
◇ 28일자 주요 일간지에 실린 하나금융 광고
하나금융은 이 광고에서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시너지로 강력한 금융이 탄생할 것'이라며 '외환은행의 노하우를 외국 금융기관에 넘길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대승적이고 장기적인 안목과 자세가 필요하다'며 '불필요한 갈등과 소모적 논쟁으로 시간을 허비하기엔 외환은행 임직원 능력이 아깝다'고 말했다. 최근 수위를 높여가는 외환은행 노조의 반대 집회 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일일이 외환은행 노조 주장에 대응하지 않는 게 아직까지 공식 입장"이라며 "시장논리에 따라 합당히 이뤄진 협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또 다른 하나금융 관계자는 "임원들이 적잖이 신경쓰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특히 양 은행 본점이 을지로입구역을 두고 맞닿아 있는데 외환은행 노조원들이 매일 하나은행 본사 앞에서 격렬한 집회를 열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이번 지분 인수에 대해 '졸속, 굴욕 협상'이라는 입장이다.
외환 노조 입장을 대변하는 김보헌 노조 전문위원은 "호주 ANZ은행은 약 4조원대를 제시했는데 하나금융이 끼어들면서 가격이 높아져 결과적으로 국부 유출이 커졌다"며 "태그얼롱, 주당 850원 배당금 등 문제점이 하나 둘이 아니다"고 말했다.
◇ 지난 24일 김기철 외환은행 노조 위원장(가운데)은 외환은행 인수 승인신청을 반려하는 진성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노조 측의 최종 요구에 대해 "하나금융과 론스타간 협상이 깨지고 해외 자본이든 국내 건전한 자본이든 새로운 주체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것"이라며 "구조조정, 임금 문제 보다 행명과 상장 유지가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27일 '하나금융 인수 반대 100만인 서명운동'에 동참한 시민이 4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내년에는 법적 소송을 병행하며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달 25일 영국 런던에서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이 론스타와 본계약을 체결한 직후 반대성명, 서명운동, 집회 등을 통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지분 인수를 반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