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태양광 산업의 규모가 확대되면서 기업들은 날로 격화되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 모색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규모의 우위를 보이는 대기업과 가격 경쟁으로 몰아 붙이는 중국 기업들 틈바구니 속에서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의 입지 넓히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태양광 모듈 제조 기업인 에스에너지가 시장의 이목을 끄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에스에너지는 성공적인 유럽시장 진출에 이어 이름도 생소한 '수평계열화'로 수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수평계열화란 대기업들이 전분야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수직계열화와는 달리 태양광의 핵심원료인 폴리실리콘을 구매해 제휴를 맺은 잉곳·웨이퍼 업체에 가공을 맡기면 그들이 에스에너지의 이름으로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생산을 한 웨이퍼를 태양전지(셀) 업체에게 다시 맡기는 방식이다.
제휴사들은 OEM 대신 직접 판매를 통한 수익 극대화가 더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제휴사들 입장에서도 무리한 생산능력 확대로 투자 리스크를 키우기 보다 안정적인 판매망을 확보함과 동시에 에스에너지와의 제휴 관계를 통해 리스크를 해소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라는 판단에서 에스에너지의 수평계열화 전략에 동참하게 된 것이다.
물론 수평계열화는 깊은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지속되기 어렵다.
에스에너지는 10년 이상 태양광 모듈을 생산해 온 기술력과 그간 시장에서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국내 기업은 물론 독일, 일본 기업들과 OEM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으며, 태양광 셀과 웨이퍼 분야에 강한 대만 기업과도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한성용 에스에너지 기획팀 팀장은 "에스에너지는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수직계열화를 이룰 수는 없지만 여러 기업과 수평계열화를 통해 나름의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있다"며 수평계열화의 효율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수평계열화를 통해 아무리 효율성을 극대화 해도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중국 기업들과의 가격 경쟁에서는 밀릴 수밖에 없다.
에스에너지측은 중국보다 가격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어렵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기업의 경험치를 중시하는 태양광 산업의 특성상 중국보다 앞선 기술력으로 경쟁력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역설한다.
한 팀장은 "독일에서 출간되는 태양광 분야의 유명 잡지 '포턴'이 매달 실시하는 테스트에서 에스에너지는 평균 6~7위를 기록하며 기술력을 검증받고 있으며 최고 3위에 오른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품 가격은 독일이나 일본 기업에 비해 15% 정도 저렴해 '독일·일본' 대 '한국' 대 '중국'으로 분화된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입장이다.
태양광 모듈이 일반적으로 25년간 동일한 출력을 유지해야 하는데 비해 중국산은 아직
그러한 기술력을 뒷받침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스에너지는 해외 시장에서 태양광 발전소에서 주로 사용되는 상업용 일반형 모듈의 경쟁력을 갖춘 것과 함께 국내에서는 일체형 모듈인 BIPV(Building Intergrated Photovoltaic)의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에스에너지의 BIPV 시장점유율은 70%로 2005년에 청와대에 BIPV 모듈을 설치하면서 더욱 입지를 굳혔다.
BIPV는 건축자재의 기능에 태양광발전 기능을 추가해 건축물의 일부분으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건물 스스로 전기 생산이 가능하도록 하는 일체형 시스템이다.
에스에너지는 내년부터 태양광 산업에 도입될 예정인 의무할당제도(RPS·Reneable Potfolio Standard)가 정착되면 기존 건물을 활용해 태양광 발전을 하는 곳이 가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BIPV와 에스에너지의 향후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에스에너지는 세계적으로 태양광 산업의 보조금 축소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태양광 시장 성장세가 위축될 수 있다는 시각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 팀장은 "독일 보조금 축소 등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태양광에 속해있는 여러 플레이어들이 보조금 인하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그에 상응한 모듈 가격 인하 등을 통해 태양광 시장의 붕괴를 막을 것이라며, "지난해에도 같은 얘기 나왔지만 태양광 산업은 사람들이 예측한것 보다 두 배나 성장한 16GW의 시장이 형성됐다"며 우려를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