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선영기자] 대지진 발생 닷새째를 맞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태가 시간이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나흘간 4차례의 폭발이 발생한 데 이어 오늘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4호기에서 오전 5시 45분경 또 다시 화재가 발생한데다 건물 외벽에 사방 8m짜리 두개의 구멍이 뚫린 것이 확인돼 일본 전역이 공포에 떨었다.
1, 2호기 연로봉이 파손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원전의 원자로 5호기와 6호기도 온도가 소폭 상승하는 등 폭발 우려가 커지며, 1~6호기 모두가 긴급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제1원전에서 남쪽으로 11.5㎞ 떨어진 제2원전에서도 3호기를 제외한 1, 2, 4호기 냉각시스템에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당국 역시 제1원전 1호기와 3호기 격납용기가 파손됐다고 공식 인정했으며 도쿄전력은 4호기의 사용 후 핵연료봉이 핵분열 연쇄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원자로 폭발이라는 최악의 재앙을 막기 위해 붕산을 섞은 바닷물을 원자로에 투입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바닷물 냉각 이외의 대안은 없는 모습이다.
대기중 방사선 양도 통상보다 크게 높아지며 불안감은 커져만 가고 있다.
이날 교도통신은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서 약 20km 떨어진 지역에서 평소보다 약 6600배에 달하는 방사선량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수도권 지역인 지바현 인근 해상 10km 지점에서는 규모 6.0의 강진이 발생해 도쿄의 도심 건물들이 흔들리는 등 여진도 계속되고 있다.
사망자와 실종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일본 경찰당국은 미야기현과 이와테현 등 12개현에서 사망자 3676명, 6개현에서 실종자 7558명 등 사망·실종자가 총 1만1000명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반면, 일본증시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로 방사선 누출 우려에도 불구하고 어제의 낙폭이 과했다는 인식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닷새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닛케이225지수는 전일보다 488.57엔(5.68%) 상승한 9093.72엔으로 마감했다.
일본은행이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사흘연속 막대한 규모의 유동성을 추가 공급한 점이 투자심리를 크게 호전시켰다.
일본은행은 이날 오전에 단기 운영자금 3조5000억 엔을 공급한 뒤 오후에 1조5000억엔을 추가로 투입했다.
부동산, 광업, 증권 업종이 9%이상 오르는 등 전업종이 상승했고, 도레이와 알프스전기 등이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도요타가 9.14%, 소니가 8.78% 급등했고, 샤프도 7.26% 상승했다.
다만, 후쿠시마 제1원전 운용사인 도쿄전력은 원전의 추가 폭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한가를 기록하며, 28년만에 최저치로 마감했다.
니시 히로이치 닛코코디얼증권 매니저는 "일본 주가는 상대적으로 저가 수준"이라며 "미국 경기는 회복 중이고 중국 등 신흥국 경제도 더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오가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애널리스트는 "최근 지진 피해로 일본 정부가 지불해야할 비용이 고베 지진 때보다 훨씬 클 것으로 전망된다"며,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은 경제적 피해 규모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