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은혜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하루앞으로 다가온 11일 한은의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동결을 전망하고 있다. 물가상승세 지속으로 한국은행의 점진적 통화기조는 유지될 것이란 판단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은의 입장변화에 주목하며 인상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금리 정상화의 근거는 뚜렷하다. 소비자물가지수는 당분간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인 3%를 상회하는 4~5%대의 고공행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의 가격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서비스업종을 포함한 수요측면의 인플레이션 요인들도 확대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결을 전망하는 쪽이 많은 것은 두달 연속 인상에 대한 부담과 대내외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점 때문이다.
◇ 두 달 연속 인상은 부담.. '동결'
전문가들은 한은이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연 3%로 0.25%포인트 인상했다는 점에서 두달 연속 인상에 부담을 느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압력은 당분간 고공행진을 지속하겠지만, 경기의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과거 금통위가 경기확장기에도 좀처럼 두 달 연속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4월 금통위에서는 정책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을만한 요소들도 남아있다. 유럽의 재정위기는 포르투갈이 구제금융을신청한가운데 스페인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대지진 특히 원전사태가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은 현재로서는 측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2월 산업생산 지표는 전 부문에 걸쳐 경기 둔화의 신호를 나타냈고 심리지표 또한 기대치를 밑돌아 경기 불안 우려가 확산되는 모습을 보였다. 광공업 생산은 전년동월대비 9.1% 증가해 10%대를 넘게 유지되어 오던 상승세가 꺾였고 서비스업 생산도 전년동월대비로 0.2% 증가에 그쳤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은 1080원대로 하락하며 수입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을 상쇄시켰다는 분석도 있다.
이재승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원화강세기조는 수입물가지수의 상승폭을 감소시켜 기준금리 동결에 명분을 제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수정경제전망발표 변수..'인상'
한편 인상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는 쪽은 최근 한은의 입장기조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지난주말 2011년 수정경제전망 자료가 금통위원들에게 전달되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인상도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오는 13일에는 한은이 물가상승 폭을 상향 수정전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혁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동결이 전망되지만 시장의 예상과 실제 정책결정이 많은 괴리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리인상 가능성도 열어두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물가안정의지와 한은 수정경제전망 자료라는 퍼즐을 맞춰 본다면 금통위원의 선택은 금리인상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며 "과거 한은이 경제전망을 수정할 경우 정책금리 조정을 동반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 김 총재의 베이비스텝은 시간인가 폭인가?
'베이비스텝'(Baby step)이란 불확실한 경제 상황 하에서 점진적으로 소폭의 금리 변동을 주는 통화정책으로, 그린스펀 미국 연준 의장이 사용한 방법으로 유명하다.
결국 이번 금통위에서는 김중수총재가 그간 언급해왔던 베이비스텝(아기발걸음처럼 천천히 금리를 올리는 것)에 대한 해석에 따라 달라 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그간 한은의 베이비스텝이 연이은 인상이 아닌 격월 인상으로 해석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 총재는 1월 금통위 후 기자회견에서 "금리인상 폭이 0.25%포인트인 것은 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 시장에 흐름에 따라 효과가 나타나는 방안" 이라고 말했고 2월 금통위 때는 "기준금리 정상화는 결코 빠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게 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따라서 박 연구원은 "김 총재의 베이비스텝은 폭과 기관을 모두 다룬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은의 한 고위 관계자도 "김 총재가 '조금씩이라도 꾸준히'라고 언급한 만큼 0.25%포인트씩 연달아 인상하는것도 베이비스텝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이은혜 기자 eh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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