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자와 업계·학계 관계자 4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는 23일
LG전자(066570)의 스마트TV(텔레비전) 콘퍼런스. 참여자 수 만큼 열기도 채워졌을까.
행사 말미의 질의응답(Q&A) 시간. 참여자들의 분위기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마련한 앱 개발자 모임과 비교될 정도로 '잠잠'했다.
1년 전 행사에서는 앱 개발업체들이 "여지껏 관심도 없다가 이제와서 '앱이 중요하네마네' 하느냐"며 성화(?)라도 부렸다지만,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그런 열성조차 감지되지 않았다.
세계 TV 시장에서 점유율(M/S) 1, 2위를 다투는 LG전자에게 콘퍼런스 참여자들이 이처럼 냉담한 반응을 보인 이유는 뭘까.
스마트TV의 생태환경을 구축하겠다는 LG전자의 구호가 미덥지 않게 다가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앱 개발자들은 아직은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환경이 조성되지 않아 관망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행사에 참여한 한 개발자는 24일 "대기업에서 '앱을 만들어 달라. 하지만 돈은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실제로 앱 개발사들 중 자체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낼 만큼 자금 사정이 넉넉한 회사가 어디 있느냐"고 호소했다.
그는 "삼성이나 LG의 브랜드 가치만 보고 뛰어들기엔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라며 "당장 먹고 살기 바쁜 개발업체들이 스마트TV 앱 개발에만 매달릴 순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지난 1년간의 성과로 비춰볼 때 적어도 개발자들의 시각에서는 LG전자의 스마트TV 앱 시장 확장 의지 또한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다.
올 들어 200개를 채운다고 선언했지만, 실질적으로 LG 앱스TV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앱은 현재까지 140개를 밑돈다. 500개가 넘는 앱을 보유한 삼성전자 조차도 수만에서 수십만앱을 갖춘 애플에 비하면 턱 없다는 평가를 받는 통에 LG전자가 명함을 내밀기에는 진척 속도가 더디다는 것.
이것이 바로 LG전자가 뒤늦게나마 스마트TV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이유인데, 아직은 외침에 그칠 뿐 가시적인 로드맵이 없다는 목소리가 많다.
지난해 삼성전자 앱 콘테스트에도 참여했다는 한 업계 관계자는 "대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완성한 앱이 지금껏 10여개에 불과하다"며 "시장의 콘셉트는 좋지만 규모가 작아 앱 개발에 난관이 많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규모의 경제에서 밀리는 앱 개발사들 주머니 사정은 더욱 팍팍해지고, 삼성·LG 등 앱을 의뢰한 기업들은 밑빠진 독에 물 붓듯 돈을 쏟는 것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편 LG전자는 전날 스마트TV 콘퍼런스와 함께 첫 번째 'LG 스마트TV 앱 콘테스트(LG Apps TV Contest)'도 개최했다. 다음 달부터 오는 9월까지 3개월 동안 총 1억원 규모의 상금이 걸린 대회다.
LG전자 관계자는 "아직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단계인 만큼, 앱 개발 과정에서의 별도 자금 지원 계획은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