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신용카드 과열 누르자 체크카드 발급 '몰입'

20·30대 직장인 집중 타깃..'업그레이드' 명목 중복 발급 권유

입력 : 2011-07-01 오후 3:46:14
[뉴스토마토 송지욱기자] 금융당국이 신용카드 발급과 과열경쟁을 막자 카드사들이 체크카드 발급에 혈안이 됐다.
 
체크카드는 결제할 때 중소가맹점은 1%, 일반 가맹점은 1.5~1.7% 정도의 수수료만 수취하는 등 특별히 발급 경쟁에 나설 유인이 없다. 하지만 정부에서 체크카드 활성화 대책을 내놓은데다 향후 잠재적인 신용카드 회원이 될 수 있다는 측면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특히 은행 계좌 잔고와 연동돼 사용되는 체크카드 특성상 카드 전업사들은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만큼 은행과 연계돼 있는 카드사들 중심으로 체크카드 시장 점유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우리·KB "체크카드 수 늘리자" 공격적 마케팅
 
우리카드는 3개월 전부터 우리은행 계좌 보유 고객 중 우리카드의 체크카드를 가지고 있지 않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가입 독려 전화를 하고 있다. 주 타깃은 20~30대 직장인이다.
 
우리카드 상담사는 "고객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수수료도 없고 각종 혜택이 있어 직장인 고객들은 전화를 받으면 대부분 부담없이 신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화 상담사가 권유하는 우리V체크카드를 발급한다고 동의하면, 현장에서 발급받을 때 내야하는 2000원 상당의 수수료 면제가 되고, 우리은행 ATM기기 이용시 수수료와 인터넷 계좌 이체도 각각 5~10번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KB카드 역시 적극적으로 체크카드 발급에 나섰다. KB카드는 한발 더 나아가서 기존 고객들에게 '업그레이드'를 이유로 추가 발급을 권유하는 전화를 돌리고 있다.
 
KB카드 상담사는 "보다 많은 혜택을 누리라고 정기적으로 체크카드 고객들에게 전화를 걸어 새로나온 카드를 발급받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KB카드의 혜택은 훨씬 강력하다. 체크카드에 후불교통카드 기능을 포함시키고 교통카드 발급 때 내야하는 보증금 2만원을 면제해주면서 가입을 권유하고 있다. 또 대중교통요금과 영화관 CGV,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할인 등 혜택을 대폭 강화했다.
 
전화를 받은 고객이 이에 동의하면 KB카드는 특별한 개인정보 확인 없이 카드비밀번호 앞자리 2개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발급이 진행된다.
 
◇금감원 "경쟁 유인 없을 텐데..." 갸우뚱
 
금융감독원에서는 이런 카드사들의 체크카드 발급 경쟁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체크카드로 결제 때 순수하게 수수료 수익 조금 얻는 것이 전부일텐데 일부 카드사에서 '중복발급'까지 나설만큼 혈안이 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들어 카드사들이 우편물을 통한 마케팅(DM)이나 텔레마케팅(TM) 등의 방식으로 체크카드 발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체크카드 발급에도 카드사들이 과도한 경쟁을 할 경우에는 발급 현황에 대해 확인할 필요성은 있다"고 밝혔다.
 
체크카드는 반드시 본인의 신청 하, 개인 정보를 녹취로 확인하는 등 기본적인 카드 발급 기준은 있지만, 신용카드와 달리 위험도가 낮기 때문에 체크카드 발급에 특별한 지침이나 가이드는 없는 상태다. 
 
특별한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신용카드 발급을 죄자 잠재적인 고객 확보 차원과 체크카드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업 관계자는 "체크카드는 결제시 수수료를 받는 등이 전부이긴 하지만, 시장 규모가 커지면 무시할 수 없을 뿐더러 거기서 생기는 수익들도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본다"며 "카드업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전업카드사와 달리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송지욱 기자 jeewoo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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