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하나금융, 론스타와 가격 재협상 나선다지만..

"고배당으로 외환銀 가치 떨어져"
'꽃놀이패' 쥔 론스타, 쉽게 물러날까 의문

입력 : 2011-07-04 오후 4:35:05
[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하나금융지주(086790)와 론스타 간에 가격 재협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고배당으로 외환은행 가치가 떨어진 만큼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하지만 가격이 재조정될 지는 미지수다.
 
4일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전화 통화에서 "계약 연장도 중요하지만 가격 재협상도 중요하지 않겠냐"며 "내부 의견을 거쳐 가격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는 지난 1일 긴급 임시 이사회를 열어 주당 1510원씩, 총 4969억원의 중간 배당을 실시했다. 론스타는 지난 3월에도 중간 배당으로 2800억원을 빼갔다. 하반기에는 하이닉스(000660) 매각도 예정돼 있어 수 천억원이 예상되는 매각익도 론스타가 챙겨 간다.
 
반면 외환은행 주가는 작년 11월 1만2300원에서 4일 종가 9080 원으로 20% 이상 떨어졌다.  
 
결국 작년 11월 계약 당시 인수금액인 4조6888억원을 하나금융이 그대로 준다면 현재가치로 볼 때 약 2조원 이상을 더 주고 사는 셈이다.
 
문제는 협상의 주도권을 여전히 론스타가 쥐고 있다는 데 있다.
 
가격 조정을 이유로 론스타가 기존 계약을 파기해버리면 하나금융은 반년 넘게 공들인 외환은행 인수가 무산될 수 있다. 시중 금융지주의 '3강1중' 구도를 '4강'으로 바꾸려는 하나금융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반면 론스타는 여전히 선택폭이 넓다.
 
계약이 무산돼도 지금처럼 매분기마다 차곡차곡 배당익을 챙길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 대주주에 대한 배당을 30%선에서 정하도록 권고하지만 말 그대로 '권고'수준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고배당에 대한 정의가 없어 배당 문제를 가지고 제지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하나금융에 이어 다른 인수자를 찾아 외환은행을 매각하면 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론스타는 이번 배당으로 당국과 여론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걸 말한 셈"이라며 "앞으로의 재협상 과정도 마찬가지 아니겠냐?"는 회의적 입장을 나타냈다.
 
결국 가격 문제를 놓고 재협상을 벌이더라도 론스타는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이 호기있게 '가격 문제'를 들고 나왔지만 얼만큼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불확실해 보인다. 
 
뉴스토마토 황인표 기자 hwangi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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